"대통령도 탄핵하는데 지배주주는 어떻게 페널티 주는가"
국회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관련 세미나
한화그룹 "투명 승계 원칙 따라 법 규정 철저히 준수해 왔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유상증자를 비롯한 최근 일련의 거래가 총수 일가의 지배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시장의 의심이 합리적이라는 자본시장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 세미나 발제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불만이 표출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촬영: 김학성 기자]
◇ "경영진 견제 체계, 한국서 작동 안 해"
이 교수는 3조6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이사회가 신중하게 논의했는지, 조달 자금에 대한 사용 계획이 구체적이었는지 등에 대해 주주들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최근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규모를 1조3천억원 줄이고, 총수 일가 개인 회사인 한화에너지가 같은 금액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도 일반주주에 혜택을 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성장성이 좋다고 한다면 (오히려 한화에너지가)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주주 입장에서 경영이 잘 안됐을 때 경영진에 가장 크게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작동해서 경영을 잘못한 사람을 끌어내리는 것이라며 "한국 지배구조에서는 그것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도 탄핵으로 끌어내리는데 지배주주는 어떻게 페널티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한화에너지가 한화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한화 지분율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번 유상증자에서 한화그룹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대금 마련을 염두에 뒀다는 데 대해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한화에너지가 성장해 온 배경이 일감 몰아주기와 사업 기회 유용 등에 있다고도 부연했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김승연 회장 등을 상대로 ㈜한화[000880]가 한화에스앤씨(현 한화에너지) 주식을 김동관 부회장에게 헐값 매각한 것이 문제라는 취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2017년 최종 패소한 바 있다.
[촬영: 김학성 기자]
◇ "상법 개정만으로 해결 안 돼…실질적 제도 개선 필요"
이 교수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만으로는 한국 기업의 낙후한 거버넌스가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법이 개정된 뒤 계열사 간 자본거래가 문제 된 상황을 가정한 뒤 "양쪽 로펌에서 다 근거 자료를 가지고 올라올 것"이라며 "판사는 '주주총회를 거쳤는지, 이사회에서 심도 있는 토론을 했는지' 등 절차적 정당성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주주총회에서 지배주주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 대해 지배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등 실질적 절차적 정당성을 보강하는 제도 개선이 따라붙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토론자로 나선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국내) 기업집단 자본거래의 중요한 동기 중 하나가 총수 지배권 희석 방지"라면서 이것이 바뀌지 않는 한 효율적 자본 배치가 불가능하고, 국가 경제적 비효율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리더십이 직접 주주 앞에 나서지 않는 '유니콘 리더십'으로 비슷하다고 비유하면서 이들이 보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는 "부의 이전은 사유재산 제도와 관련 법령이 보호하지만, 거기에 플러스 되는 지배력까지 용인해야 하는가"라고 물으며 재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성향 의원실 등이 함께 주최했다.
◇한화, 충분한 설명과 정보 제공…"위법·편법 없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날 있었던 세미나에서 제기된 주장들에 대해 투명 승계의 원칙에 따라 법 규정을 충실히 준수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안건에 대해서도 이사들을 상대로 사전설명회를 열어 검토 배경과 필요성, 자금 사용 목적을 충분히 설명했으며, 주관사인 NH투자증권도 참여해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또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1조3천억원을 회사로 되돌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배력 상승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율을 22%까지 늘린 과정에 대해서도 "위법이나 편법은 전혀 없었다"며 "한화에스앤씨와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는 법원 판결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음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투명 승계와 정도경영 원칙에 따라 법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왔다"면서 이번에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2천200억원 넘게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는 증여세도 절차와 규정에 따라 납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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