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단순한 분쟁을 넘어 '성장 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지만 상호 의존성으로 인해 극단적인 파국보다는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 가치와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 조정이 중요한 변화의 신호가 될 것이며 양국이 합의에 이르면 한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미중 성장 경쟁과 한국의 기회' 보고서에서 "미국은 최대 소비국, 중국은 최대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상호 간 접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성장 경쟁 성격이 짙어 상호 간 벼랑 끝 전술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중 양국의 변화를 감지할 첫 번째 변수로 '위안화 환율'을 꼽았다. 양 연구원은 "상호 간 합의가 있을 경우 위안화 가치에 즉각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주목했다.
두 번째 변수로는 '중국의 성장률 정책 변화'를 지목했다. 그는 "사회주의 경제 특성상 성장률 목표 제시는 체제 우위를 위한 버팀목이지만 지속적인 성장은 과잉 생산을 동반한다"며 "중국이 성장률 목표를 낮춰 제시한다면 이는 과잉 생산 해소를 위한 설비 구조조정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이 수출 중심 경제에서 내수 부양과 첨단 산업 투자 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4~5% 수준의 성장률을 방어하려 할 것이라는 게 양 연구원의 예상이다.
보고서는 미중 갈등을 게임 이론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2018년 무역분쟁 당시에는 양국이 결국 비협조적인 균형점을 찾았지만(중국 위안화 절하·과잉생산 지속 미국 수출 규제 강화) 반복되는 게임에서는 협조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 균형이라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어느 쪽이든 완전한 비협조는 성장 정책을 펼치기 어렵게 만든다"며 "완전한 협조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수준의 협조와 비협조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미중 양국이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할 경우 한국 경제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이 엔화 강세로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며 설비 구조조정을 단행하자 한국이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을 누리며 반사 수혜를 입었던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양 연구원은 "중국이 과잉 생산을 줄이고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는다면 중국의 수출 설비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이 상대적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도 동맹국인 한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플라자 합의 당시 단순한 환율 조정을 넘어 ▲일본의 미 국채 매수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정 적자 관리 ▲외국인 투자 유인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미중 협상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미국 내 투자 확대 인위적인 통화 절하 자제 등의 합의가 나올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역시 필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DS투자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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