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중국 수출 통제 강화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실적 부진 소식에 1.2% 넘게 하락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29.98포인트(-1.21%) 내린 2,447.4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2.81포인트(-1.80%) 하락한 699.1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계 악재가 연이어 전해지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먼저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길이 더 좁아졌다. 미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며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H20 칩은 미국의 규제 속에서 중국에 합법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최고 사양 AI 칩으로 꼽혀왔다.
미 정부는 H20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는 안보상의 우려를 제기했다. 이 칩은 최신 블랙웰 칩보다 연산 능력은 낮지만,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장착하고 연결성이 뛰어나 슈퍼컴퓨터 구축에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약 55억 달러(약 7조8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이 대량 주문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재고 및 구매 약정 관련 비용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6% 넘게 급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3.36%), SK하이닉스(-3.65%) 등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또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밑돈 점도 증시 낙폭을 키웠다.
ASML은 1분기 수주액이 39억4천만 유로로, 시장 전망치 평균(48억2천만 유로)에 크게 못 미쳤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최근의 (미국) 관세 발표는 거시적 환경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하며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 등 미중 갈등 심화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핵심 기업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의 연장선상에서 엔비디아 수출 통제 이슈가 불거졌고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며 시장 전체를 짓눌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있었으나 ASML이 미중 갈등 영향으로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한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약세에 전기·전자(-2.88%)와 의료/정밀(-3.37%)의 낙폭이 컸다. 반면 통신업(2.53%)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4천570억원 팔았고 개인이 3천810억원 샀다.
연합인포맥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