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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동결 배경과 전망] 관세 충격파 가늠…불확실성 여전(종합)

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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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국이 펼치고 있는 관세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파를 조금 더 가늠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의 추가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한된 정책 여력 아래서 최선의 정책경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향후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필요가 있다.

관세전쟁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과 국내 가계부채 문제, 외환시장 변동성도 금통위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은은 1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지난 2월 금리 인하 이후 한차례 쉼표를 택했다.

이번 금리 결정 과정에서 신성환 금통위원은 25bp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내놨다.

◇충격의 美관세…협상 등 확인 필요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도 예상했던 결과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1일 국내외 금융기관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화면번호 8852 참고) 85%(17곳)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미국의 관세가 충격적인 수준이고,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우리 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은이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1.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적인 관세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 다른 나라와의 관세 충돌도 수출 위주의 우리나라에 치명타를 미칠 수밖에 없는 탓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상대방에 각각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사실상 무역 관계를 단절하는 수준의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의 변동 가능성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미국은 금융시장이 급속 경색되자 중국 이외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연기했다. 또 미국과 우리나라 등 주요 상대국과 협상에도 돌입했다.

우리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관세 방안이 발표되지도 않았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올해 성장은 2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양상, 추경의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미국의 관세 정책이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에 대응해 중장기적인 통화정책 경로는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인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짙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여전히 1.75%포인트(p)에 달하는 만큼 한은이 뽑아 들 수 있는 금리 인하 카드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최근 레벨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양국 간 금리차를 기존 최대치인 2%p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제한된 카드를 언제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것인지도 금통위의 주요한 고민 지점일 수밖에 없다.

금리 인하가 기본적으로 내수 부양 목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세 공포가 여전하고, 국내적으로도 조기 대선이 이제 막 시작된 지금보다는 시점을 다소 미루는 것이 합리적인 상황이다.

◇5월은 내릴까…연말 금리 수준 촉각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5월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이 5월에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의 큰 폭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정책 대응도 같이 내놓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관세 충격 외에 정부의 추경이 한은의 당초 기대보다 작은 규모로, 뒤늦게 논의되고 있는 점도 5월 금리 인하 기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커진 셈이다.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또 한은이 기존 스탠스보다 연내 추가 금리 인하 폭 확대를 시사할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올해 2~3회 인하를 반영해 경제 전망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한 차례 금리를 내렸으니, 1~2번 추가 인하를 시사했던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 금리가 2.2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었다.

한은이 올해 2~3차례 인하라는 기존 가이드라인에 변화를 준다면 채권시장에는 추가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연내 추가 2차례를 넘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5월 경제 전망의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면서 즉답은 피했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의 제약 요인도 한은은 지적했다.

미국의 관세가 촉발할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도사린다.

미국 미시간대가 4월 조사한 1년 기대인플레 예비치는 6.7%로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장기 기대인플레도 3월의 4.1%에서 4.4%로 상승했다.

미국 경제가 일각의 우려대로 스테그플레이션 상태를 나타낸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중단될 위험도 있다. 이는 한은의 행보도 제약할 수밖에 없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일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될 위험이 크다며 연준의 이중책무가 충돌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장기 기대인플레 안정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한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기계적으로 특정 금리 차를 설정해 두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가계부채 비율의 꾸준한 감축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점도 공격적인 완화와는 배치되는 요인이다.

이에따라 한은은 통방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 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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