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워런 버핏의 마지막이 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지난 주말 막을 내렸다. 버핏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은퇴를 선언했다.
신영증권에서는 바텀업 전문가이자 '조선의 국모'로 불리는 엄경아 연구원을 통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8일 '2025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참관기'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제목은 '라스트 댄스'다.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는 매년 오마하시에 수만 명의 사람을 불러들인다. 이미 행사 한달 여 전부터 오마하행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없다는 후문도 파다하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리스크에 버핏의 혜안을 듣기 위해 투자자들이 몰렸다. 버크셔의 주총은 '오마하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엄 연구원은 "오마하행 비행기의 옆 사람도 옆옆사람도 뒷줄도 앞줄도 모두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를 위해 이동 중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며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주주총회가 보통의 행사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항의 모든 직원이 오마하를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행사는 총 3일간 진행된다. 주주총회 당일인 2일 차 전후로 바자회와 마라톤 행사가 열린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부터 주주총회 진행 방식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오전과 오후에 걸쳐 6시간가량 진행됐던 질의응답 시간이 4시간으로 줄었다.
주주총회의 마무리 시간, 워런 버핏은 은퇴를 시사했다. 엄 연구원은 "당초 은퇴는 없다는 이전의 멘트를 번복한 것이었지만, 시장 심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 최상의 선택이었다"며 "주주총회를 진행하면서 건강상의 우려를 키우는 것보다 생전에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안정적인 과도기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나은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주총 직전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도 인식됐다.
엄 연구원은 "실적은 숫자상으로만 보면 좋은 것이 없다"면서 "투자의 귀재가 역대급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점수를 주는 움직임이었다고 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3천47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현금 보유량은 버핏이 올해 1분기 주식시장 하락 시에도 자금 운용을 서두르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예상대로 올해 주총에서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언론에서는 버핏의 발언을 두고 현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고 평가했으나, 엄 연구원은 이 발언이 버크셔 자회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라 봤다.
엄 연구원은 "관세 때문에 수출입이 지연된 품목이 있더라도 수출입과 대륙 내 배분은 종국에는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라며 "전형적으로 장기 자산에 투자하는 자본가들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 본 선주의 발언이 겹쳐졌다"며 "어차피 시간은 배를 가진 자의 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핏의 현금 보유량 증가가 너무도 이해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출장을 마친 뒤 그녀는 "대공황 직후 미국 땅에 태어난 것이 최대의 행운이라고 표현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게 되었다"며 "시장이 넓으면 장기투자의 기회를 잡기 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식에게 물려줄 산업재 주식이 있냐는 질문에 '당신 손에서 끝내는 게 어떻겠냐?'고 반문한 과거를 반성하게 됐다"며 "한국 시장은 저력이 있으니, 장기적인 시각을 가진 기업 분석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신영증권]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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