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한종화 기자 = 정부의 HMM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그룹을 유력 인수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과거 지분 인수를 통해 해운 업계에 진출을 시도한 전력이 있고, 무엇보다 충분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다만 HMM의 매각가가 2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뛰었고,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의 강석훈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HMM 매각 성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 호반그룹, 유동자산 7조 자금력 든든…해운업 진출 시도도
12일 IB 업계에 따르면 새 정권이 수립된 이후 이르면 올해 HMM[01120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호반그룹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호반그룹이 HMM 인수에 유력 원매자군으로 꼽히는 이유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다각화 기조와 자금 동원력, 정권 수혜 가능성 등이다.
작년 말 기준 호반건설의 이익잉여금은 3조5천887억원이고, 대한전선을 보유한 호반산업의 이익잉여금은 1조6천660억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매출채권 등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호반건설이 4조1천210억원, 호반산업이 3조4천127억원이었다.
충분한 자금을 보유한 호반그룹은 지난 2022년 중견 해운사인 폴라리스쉬핑 지분을 인수하며 해운업 진출을 시도했다.
당시 주요 계열사인 호반건설이 사모펀드 APC PE와 컨소시엄을 이뤄 2대 주주 지분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금 납부를 두고 양 측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지분 확보를 포기했다.
또한 포스코와 현대차그룹 등이 HMM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상황이라 호반그룹의 자금력이 더욱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
HMM에 보유한 한국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지분 합계가 57.9%에서 현재 71.69%로 높아졌고, 이에 따라 매각가도 2023년 처음 매각을 시도한 당시보다 두 배가량 오른 11~12조원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은 HMM 인수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경우 호남을 대표하는 호반이 HMM 인수에 유리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해운 업계에서는 해운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인수자가 나타나길 바라는 분위기다.
해운업은 수년에 걸친 장기 계약이 주기적으로 맞물리는 고유한 특성이 있고, 선박 발주를 통해 조선업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 조선업이 어려울 때 해운 업체에서 선박을 주문해 조선소 도크를 채워준 적도 있다"며 "또 선박이 많아지면 해운업체가 오래된 선박부터 폐선시켜 조선업의 새로운 사이클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황 싸이클이 시차를 두고 겹치기 때문에 국내 조선 대기업이 HMM 인수에 나서도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높아진 HMM 매각 난이도…6월 대선 이후 본격화 전망
HMM의 매각은 지난 2023년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매각에 나설 때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HMM의 몸값이 과거 매각 당시보다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최종 거래가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매각 대상은 HMM 지분 57.9%(3억9천879만156주)로, 매각가는 6조4천억원이었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지난 4월 HMM에 보유한 마지막 영구채까지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두 기관의 지분율 합계는 71.69%(산업은행 36.02%, 해양진흥공사 35.67%)까지 증가했다.
HMM의 시가총액(약 16조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그 가치는 11조5천억원에 달했다. 2년 사이 몸값이 두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여기에 더해 국적 해운사인 HMM을 해외 기업에 넘기는 것은 정부와 여론 모두 부정적이다.
10조원이 넘는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국내 대기업만을 추리다 보니 HMM 매각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HMM의 매각 시점도 아직은 안개 속이다.
정치적으로 6월 대선이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고,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도 내달 만료된다.
강 회장이 HMM 매각에 의지를 갖고 있지만, HMM 매각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다만 6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매각 작업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IB 업계의 관계자는 "새 정권 출범 이후 산업은행과 해진공 간 이견 조율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며 "HMM 매각 후 국책 자금을 경영난을 겪는 타 기업으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jwchoi2@yna.co.kr
한종화
jhha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