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해야"
이재명,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김문수, 국민연금·KIC 가상자산 투자 허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내달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천6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주요 후보들의 공약 경쟁이 뜨겁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 등을 통해 안정적인 제도화에 방점을 찍은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ETF는 물론 공공기관 투자 허용, 대대적 규제 완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최대 가상자산 산업 국가'로 만들겠다는 파격적인 성장론을 제시했다.
◇이재명, '국부유출 방지'와 '안전한 투자 환경' 강조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원화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최근 공개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시장을 점령하려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고 적대시하는 측면이 있다"며 "마치 조선 말 쇄국 정책과 비슷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상자산 시장을 제대로 관리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조성해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을 막고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청년 자산형성 지원 공약'을 발표하며 가상자산 현물 ETF의 제도화를 약속하고 통합감시시스템 구축 및 거래 수수료 인하 유도 등을 통해 "청년이 자산을 형성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안전한 투자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러한 기조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인가제,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발행 신고제 등을 포함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 안에서 가상자산을 관리·감독하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는 '금융편입형' 또는 '안정적 제도화'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김문수, 규제 완화·기관 투자 등 전방위 육성책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한민국을 "세계 최대 가상자산 산업 국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규제 완화와 적극적인 시장 개방을 통한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의힘이 발표한 '디지털 자산 7대 핵심 과제'와 맥을 같이 하는 김 후보의 공약은 전방위적인 산업 진흥책을 망라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가상자산 현물 ETF의 조속한 허용이다.
김문수 후보는 투자자 수요가 높은 가상자산 ETF 거래를 허용해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기존 증권 계좌를 통해 보다 쉽고 규제된 방식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가상자산을 기존 금융 시스템에 통합시켜 접근성과 유동성을 크게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김 후보는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공공기관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고 금융기관의 직접적인 가상자산 투자 제한을 철폐하는 등 기관 투자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가상자산을 제도권 투자 자산으로 인정하고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의도지만,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위험 관리 방안 마련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산업 육성과 체계적 관리를 위해 대통령실 내 가상자산비서관직 신설 및 국무총리실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도 약속했다. 정책 추진력을 확보하고 신속하며 전문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규제 완화 측면에서는 현재의 '1거래소 1은행' 원칙을 폐지하여 거래소 간 경쟁을 촉진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증권형 토큰 발행(STO) 법제화 및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입법 프레임워크 완성도 약속했다.
이러한 성장 중심 정책 추진과 동시에 김 후보는 '디지털자산육성기본법' 제정을 통해 자본시장에 준하는 상장 규정, 명확한 공시 제도, 불법 행위 및 시세 조종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하며 성장과 안정 간의 균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정 속 제도화' vs '파격적 성장'…차기 정부 정책 방향에 시장 촉각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제시한 가상자산 공약은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라는 큰 틀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지만, 접근 방식과 정책의 방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후보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우선으로 하는 점진적 제도화를 김 후보는 규제 혁파와 적극적인 산업 진흥을 통한 글로벌 시장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 후보의 적극적인 언급은 국내 디지털 금융 주권 확보와 국부 유출 방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테라·루나' 사태로 인한 트라우마와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실질적 자산 담보 없는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자산 담보, 시장 리스크 관리, 과거 실패 원인 분석 등 복합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자본 및 외환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므로 규제가 시급하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허용 여부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심도 있는 조율이 예상된다.
김 후보의 전방위적 육성책은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만, 자칫 규제 공백이나 과도한 투기 심리를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현물 ETF 도입은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의 금융투자상품 인정 여부 등 법적 쟁점에 대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한국은행 등 통화당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5.12. superdoo82@yna.co.kr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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