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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마저 분양 '뚝'…상반기 지나는데 2만호 분양 그쳐

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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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탈주택화' 흐름 맞물려…주택·건축 비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브랜드 아파트를 지닌 10대 건설사의 올해 분양 물량도 큰 폭으로 줄었다.

공사비 상승과 지방의 주택시장 부진 등이 계속되면서 건설 이외 에너지나 반도체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10대 건설사 올해 분양 실적

[출처: 부동산R114 분양 단지 자료 재가공]

◇ 10대 건설사 분양 물량 2만호 미만…전체의 39%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5월 23일 기준 민영 아파트의 올해 분양 물량은 전국 기준 5만160호에 그쳤다. 이 중 10대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은 절반에도 못 미친 1만9천582호로 집계됐다.

올해 전국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4만6천130호로 현재까지 분양 물량은 계획 대비 34%에 그친다. 올해 분양 계획 물량도 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이런 속도라면 그마저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주택 사업을 이끌어왔던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 실적은 더 부진하다는 점이다.

10대 건설사의 당초 올해 분양 계획 물량은 10만7천612호였다. 이는 전체 분양 계획의 74% 규모다.

그러나 10대 건설사의 현재까지 분양 실적은 1만9천582호로 당초 목표치의 18% 수준이며, 전체 건설사 분양 실적의 39%에 그쳤다. 분양 시장의 70% 이상을 담당해왔던 대형사들의 분양 실적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까지 주택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올해 10대 건설사들의 총분양 실적은 10만 호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목표치를 달성하더라도 이는 작년 분양한 15만5천892호 대비 분양 실적은 31%가량 줄어든다.

10대 건설사들의 주택 사업 비중 축소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주택 사업 부진에 따른 영향이 컸다.

대다수 대형 건설사의 주택·건축 사업 비중은 절반을 웃돌며 여전히 전체 포트폴리오 중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기준 매출에서 차지하는 주택·건축 비중은 66.5%로 절반을 웃돌았다. 특히 국내 주택·건축 비중은 48.2%에 달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기준 주택·건축 매출 비중이 65.1%로 절반을 웃돌았으며, GS건설은 주택·건축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73.6%에 달했다. DL이앤씨의 주택 매출 비중은 58.7%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여전히 절반을 웃돌았다.

2025년 분양 계획 대비 분양 실적(민영아파트)

[출처: 부동산R114]

◇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에 '주택·건축' 비중↓

공사비 상승 등으로 국내 건설 업황이 부진해지면서 주택·건축 매출 비중은 줄어들고, 다른 부문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업들이 원자력, 신재생 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현대건설은 작년 국내 주택·건축 매출 비중은 48.2%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44.4%로 줄었다. 대신 해외 플랜트·뉴에너지 매출 비중이 작년 15.6%에서 올해 1분기 22.2%로 늘었다. 국내 플랜트·뉴에너지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5.1%에서 8.3%로 증가했다. 플랜트·뉴에너지 부문의 매출 비중이 기존 20.7%에서 30.5%로 거의 10%P 늘어난 셈이다.

아예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조정하는 기업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 환경, 에너지에 이어 반도체 사업까지 손대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시공 능력평가 기준 9위의 건설업체지만, 올해 분양 주택 실적은 한 건도 없다. 그만큼 주택 비중이 크지 않다는 방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사업보고서에서 주택·건설 부문을 솔루션 사업 매출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도로, 철도, 교량, 공장 및 플랜트 건설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매출 비중은 작년 기준 전체의 57%에 달한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솔루션 부문 매출이 33%로 줄었다. 대신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이나 메모리 반도체 판매 등을 포함하는 하이테크 사업 비중이 44%로 절반에 육박했다. 작년에는 하이테크 사업 비중이 13%에 그쳤으나 회사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했던 삼성물산의 경우 주택·건설 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44%에 그치며 이중 국내 주택·건설 사업의 매출은 그 절반인 23% 정도다.

삼성물산은 올해 들어 정비사업 단지 한 곳(1천97호)을 분양하는 데 그쳤다.

올해 분양 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대형 건설사마저 분양 물량을 줄여가면서 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지연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올해 분양 물량은 작년보다 적고 향후에도 물량이 많이 없어 신축 물량 감소에 따라 새 아파트 선호 현상과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이후에는 그동안 지연됐던 물량들을 포함해서 (계획된 물량들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라면서 "다만 지방은 적체된 미분양 물량 해소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수도권으로의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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