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보수환수제·징벌적 과징금…책임 경영↑
은행 단기 실적주의 제동… KPI 전면 손질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제21대 대통령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금융소비자 권리를 강화하되 금융사 부담은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고, 경영진 대상 '보수환수제(clawback)' 도입 등이 화두로 다시 떠오를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공개한 정책 공약집을 통해 반복되는 금융사고 책임 떠넘기기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사고 발생 시 금융회사 임원의 책임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책무구조도를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내 각 부서와 임직원이 맡고 있는 주요 업무와 그에 따른 내부통제 책임을 임원 별로 명확히 문서화한 것으로 금융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불린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백억 원대 횡령과 배임·부당대출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 취지로 책무구조도 도입을 추진해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는 올해부터 책무구조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했고 증권, 보험사 등도 순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무구조도에 따라 해당 업무 임원 및 경영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된다.
아울러 금융사고를 낸 금융회사 대주주에 대한 지분 매각 명령권을 전 금융회사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불완전판매를 비롯해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융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징벌적 과징금도 부과하는 방안도 담겼다.
특히 이 당선자는 공약집에서 금융기관 경영진을 대상으로 재무제표에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면 일정 기간 보수를 환수하는 보수환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을 바탕으로 거액의 성과급 잔치를 한 데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클로백 제도가 다시 조명되기 시작했다.
이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제9조 3항)에 '이연 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 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이 조항을 내부규범에 반영해 놓지 않고 있거나, 규정이 있더라도 실제 이행된 사례는 없다.
새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부규범 마련을 요구할 수 있어 은행권이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기 실적주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은행의 영업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평가 항목의 과도한 세분화나 수익성 편중 문제를 해소하는 방식을 통해 단기 실적주의 행태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간 경영진이 자신의 임기 내 성과를 내기 위해 수수료나 이자이익이 높은 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해왔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은행권 KPI에 대한 전면 손질이 예고되는 부분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은행권 이자장사를 지속적으로 겨냥해온 만큼 새 정부에서는 추가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권교체와 더불어 금융정책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돼 긴장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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