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중동 시나리오' 호르무즈해협 봉쇄시, 달러-원 영향은

'최악 중동 시나리오' 호르무즈해협 봉쇄시, 달러-원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최악의 중동 시나리오로 꼽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결정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환시 전문가들은 23일 호르무즈해협 봉쇄시 달러-원 환율은 유가 급등과 맞물리면서 1,400원대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월 19일에 1,400원선을 밑돈 후 1,350~1,380원대 흐름을 이어왔다.

하지만 주말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파괴를 위해 포르도를 공격하면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확대됐다.

이란은 중동 분쟁에서 최악의 상황으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원유의 통로로 통하는 만큼 유가 상승폭이 커질 수 있어서다.

국제유가는 2%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5.56달러대로, 브렌트유는 78.85달러대로 올랐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서면 어떻게 될까.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를 했을 때 달러-원 환율은 대체로 30원 가까이 상승했다.

2018년 7월초 이란이 필요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힌 후 친이란 예멘 반군이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하는 등 갈등이 깊어졌을 때 달러-원 환율은 1,109원대(2018년 7월 9일)에서 1,138.90원(2018년 7월20일)까지 30원 정도 상승했다.

2019년 4월 22~24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있었을 때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에서 1,160원대로 30원 정도 올랐다.

2024년 4월 11~15일에 봉쇄 경고가 있었을 때 달러-원 환율은 1,360원대에서 1,400원선으로 40원 가까이 상승했다.

국제 유가 급등 위기와 함께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은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얼마나 급등할지 주목하며 달러-원 환율 고점을 가늠하고 있다.

이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가 아니라 봉쇄 결의를 한 상태다.

이란 의회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결의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개입으로 이란의 돌발 상황 발생 가능성과 자해적으로 원유 공급망 봉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현재는 성장 및 물가에 충격이 전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FX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변량 VAR 모형을 통해 추정한 결과 WTI 75달러대 수준에서 달러-원 환율은 1,345~1,360원 수준을, 85달러대에서는 1,390~1,420원대 수준으로 재상승할 전망"이라며 "WTI 90달러대 수준에서 1,430~1,460원 수준으로 1분기 고점으로 오버슈팅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수출업체 월말 네고물량과 외환 당국의 환율 변동성 완화 가능성에 환율 상승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FX 보고서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확전 우려가 커진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 강세가 달러-원 환율 상승세를 자극할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 상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 과도한 환시 변동성에 대한 외환 당국 개입이 상단을 다소 제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국제유가 90달러대가 중동 전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재용,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동 전쟁에 뛰어든 과거 걸프전 사례를 감안하면 배럴당 90달러대 돌파 여부가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의 대응 수위 및 확산 여부에 따라 유가를 통해 원화 환율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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