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은 리파인, 공개매수 후 자진상폐 가닥…매수가는

새 주인 맞은 리파인, 공개매수 후 자진상폐 가닥…매수가는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해 말 스톤브릿지캐피탈과 LS증권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한 프롭테크 업체 리파인이 자진 상장폐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수 당시 새 최대 주주는 곧바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추가 지분 확보의 발판도 마련해둔 상태인데, 지분 매집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대주주인 SPC 리얼리파인이 소액주주 지분을 공개매수 방식으로 추가 확보한 뒤, 회사를 자진 상장폐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파인의 최대주주인 리얼티파인은 현재 소수주주 지분을 공개매수 방식으로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S증권은 국내 PEF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함께 투자목적회사 리얼티파인을 세워 리파인을 인수했다.

이미 공개매수를 위한 주관사 선정은 완료됐고, 구체적인 매입 가격과 시행 시기는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관련 계획이 공식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리파인의 상장 공모가 수준에서 매수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파인은 부동산 권리분석 기반의 전세대출 및 담보대출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프롭테크 기업이다. 2002년 설립된 이후 2007년부터 전세대출 관련 권리조사 서비스를 본격화했으며,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회사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약 1천3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일 정도로 재무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인 상태다.

이 같은 리파인의 탄탄한 재무 구조와 업계 내 지배적인 위치는 새 주주들의 인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S증권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지난해 말 리파인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1천600억 원을 투입했으며, 지난 4월 2일 납입을 완료하고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수 가격이다. 두 인수자는 리파인의 경영권 지분을 주당 2만7천150원 수준에서 매입했다. 당시 평균 주가가 1만4천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프리미엄으로 100%를 얹은 셈이다.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안팎임을 고려하면, 인수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리파인의 공모가는 2만1천원이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직후, 최대 주주는 곧바로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행보에 착수했다. 리파인은 보유 중이던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고, 그 대상은 새 최대 주주였다. 지난 4월 발행된 1회차 EB는 총 350억 원 규모로, 최대 주주 변경 이후 회사의 첫 결정이 메자닌 발행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주목할 점은 리파인이 이미 견실한 실적과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외부 자금 조달이 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향후 볼트온 전략에 대비한 자금 확보가 필요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나, 업계에서는 이번 EB 발행의 본질을 최대주주의 지분 확대 수단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얼티파인이 확보한 교환사채는 지난달 중순부터 주식 전환이 가능해졌으며, 이달 초 리파인 주가가 저점(1만400원) 대비 반등하면서 교환가액(1만4천709원)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일 종가는 1만5천900원으로, 이미 교환권 행사 요건을 만족하고 있다.

만약 리얼티파인이 교환권을 실제로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기존 약 34%에서 47.96%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13%를 354억 원에 취득할 수 있는 셈이며, 앞서 고가에 책정됐던 경영권 프리미엄 역시 일정 부분 희석되는 효과를 낳는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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