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21%↑
유튜브에서 생애 최초 후순위 거래 '꿀팁' 공유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생애 최초라는 이유로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탓에 무리한 방식의 갭투자가 서울 집값 상승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주택업계에서 제기됐다.
담보인정비율(LTV) 완화에 후순위대출까지 허용하면서 전세보증금 인수 조건으로 아파트를 인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인데 역전세 등 부작용까지 부를 수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됐던 당시 서초구의 한 아파트가 30억원대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작성했다.
매수자는 이 아파트를 30억대에 인수했는데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해당 매물은 앞서 13억원의 전세거래가 있었다.
당시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매수자가 자기자본 11억여원에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금으로 6억원의 후순위 담보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지난 2022년 8월 크게 완화했다. 기존 대출에서는 70%이던 LTV를 80%까지 늘려줬고 주택 소재지나 가격 제한도 풀어줬다. 대출한도는 최대 6억원이다.
서초구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 생애 최초 LTV 비율 80%…후순위 대출로 갭투자
생애최초 주택구입 자금을 활용한 후순위 갭투자는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에서 이른바 '꿀팁'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의 LTV 비율은 규제지역에서도 80%까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세를 낀 갭투자가 나왔다. 후순위 대출을 이용할 경우 전세를 포함해 LTV 비율을 80%를 넘지 않으면 가능하다.
강남 3구가 지난 3월 말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으로 묶이면서 이러한 갭투자도 불가능해졌지만, 토허구로 묶이지 않은 지역은 여전히 이런 갭투자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의 주택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2024년 서울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도 4만8천488명으로 전년의 3만5천748명에서 35% 증가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도 현재 등기 기준, 2만5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후순위 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는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역전세가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전세 시세가 떨어지면 그만큼을 추가 대출이나 자기자본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신규 세입자가 나가면 임대인의 후순위 대출은 선순위가 돼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기존 대출을 말소하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방법이 있지만, 자금 여력이 크지 않으면 힘든 구조다.
◇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가격도 덩달아 '들썩'
최근 들어 서울의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 3월 이후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기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천704건으로 지난 3월 1만269건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매매량을 기록했다. 3월에는 토허구역이 일시 해제되면서 거래가 급증했다.
서울시 강남3구와 용산구에 토허구가 확대 재지정됐으나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LTV 80%와 후순위대출 방식이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가능해 현재도 이런 제도의 허점을 활용한 매입방안이 공유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각종 편법이 계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5월 주택 가격은 0.38% 올랐으며 올해 들어서는 1.38% 상승했다.
서초, 강남, 송파구가 올해 들어 모두 4% 이상 올랐으며, 최근 들어서는 강동구, 성동구, 마포구도 오름세를 강화하고 있다.
강동구는 6월 들어 3주간(0.32%→0.50%→0.69%) 오름폭을 강화해 서초구만큼(0.42%→0.45%→0.65%)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동작구도 6월 들어 3주간(0.19%→0.39%→0.49%) 오름세를 강화하고, 마포구(0.30%→0.45%→0.66%)도 6월 오름세가 거세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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