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보다 합치기에 투자자 환호"…중복 디스카운트 해소 HD현대건설기계

"쪼개기보다 합치기에 투자자 환호"…중복 디스카운트 해소 HD현대건설기계

인프라코어 흡수에 주가 폭등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HD현대그룹의 건설장비 상장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한다는 소식에 투자자가 환호했다. 두 회사간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는 데다 한 그룹 내에서 같은 사업을 하는 두 상장사에서 발생 가능한 이해상충 이슈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3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HD현대건설기계가 15.23% 폭등한 8만7천 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상승률이 세 번째로 높았다.

HD현대건설기계가 굴착기 등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HD현대인프라코어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HD현대건설기계가 여러 글로벌 생산 거점을 가진 데다 해외 인지도가 높아 존속회사로 결정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 주주가 HD현대인프라코어 1주당 HD현대건설기계 0.161707주를 배정받을 전망이다.

업계에선 두 회사가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 승인이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두 회사는 내년 1월 1일까지 합병을 끝내는 게 목표다.

같은 날 5.52% 오른 1만3천190 원으로 마감한 HD현대인프라코어의 정체성은 디벨론(Develon) 브랜드로 이어갈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의 브랜드인 현대(Hyundai)와 듀얼 브랜드 체제다.

그동안 두 회사는 신제품을 공동개발하거나 중국 생산설비를 공유하는 등 여러 협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점유율 20위권인 두 회사가 완전히 통합되고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게 HD현대그룹의 판단이다.

HD현대그룹은 2021년에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의 간판을 HD현대인프라코어로 바꾸어 달았고, 이후 HD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로 3년간 2%의 원가 개선을 달성한 바 있다. 주로 연구개발(R&D) 부문 중복 투자와 공동 구매를 통해서였다.

그룹은 이번 통합으로 HD현대건설기계가 글로벌 10위권 점유율을 차지하는 회사로 도약하길 기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매출 14조8천억 원, 영업이익률 11% 이상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통합으로 비용 효율화는 보장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HD현대건설기계의 전략은 고성장 사업 육성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형 건설장비 부문은 전문적인 독립 조직을 구성해 작년의 9천 대에서 2030년에는 2만2천대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장비 판매 후 부품·정비 등을 제공하는 에프터마켓(AM) 사업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엔진 사업부도 통합으로 혜택을 볼 전망이다. 현재도 HD현대인프라코어의 엔진이 HD현대건설기계 장비에 탑재되지만, 앞으로는 탑재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자체 엔진 탑재율을 2030년까지 70~8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HD현대건설기계 측은 통합으로 아낀 자금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 엔진사업에 배정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그 자체만으로 기존의 주가 디스카운트를 해소했다는 의미도 가졌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 합병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합병"이라며 "한 그룹 내 동일 사업을 영위하는 두 개의 법인이 동시 상장돼 발생 가능한 주주간 이해상충 문제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경영진은 상법 개정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주주간 이해상충에 관한 법적 문제 없이 경영판단이 가능하고, 투자자 역시 이해상충에 따른 주주가치 침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돼 그동안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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