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앞두고 정책 추진력 존재감 드러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27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주도한 금융위원회를 공개 칭찬하면서 정부 조직개편에 따른 해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가장 유력시되는 금융위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 붙여 재정경제부로 만들 경우 지금처럼 위기 대응 시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돼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이 대통령 "잘 하셨다"…금융위, 정책 실행력 '인정'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9일 가계대출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시행 후 점검 및 후속 조치를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6월 가계대출 통계를 바탕으로 관계기관 및 금융협회, 은행권과 대책 이행 및 추가 조치 시행 여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하는 등의 고강도 대책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또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도 절반으로 축소하면서 가계부채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도 지난 3일 열린 취임 30일 기념 간담회에서 6·27 대책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이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동행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을 일으켜 "아주 잘하셨다"고 칭찬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자영업자 지원 강화를 요청하는 한 시민의 질문에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탕감 정책을 설명해 달라며 정부 담당자를 불러냈는데, 권 사무처장이 마이크를 잡자 "이분이 그분이군요,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들어낸. 아주 잘하셨어요"라고 치하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공무원을 콕 집어 칭찬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금융위는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금융위는 성실상환자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가계대출 강화 규제까지 정부 정책을 널리 홍보함과 동시에 금융위 역할의 중요성까지 한 번에 드러냈다.
부동산 투기가 주거 불안정을 초래한다며 부동산 자금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명확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발 빠르게 실행을 옮겼다는 면에서 주목받았다.
◇"금융위 해체시 대책 추진 힘들 것"…회의론 대두
더욱이 국정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경제부처 조직개편에서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위가 신속한 정책 추진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국정기획위는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에 이관하고, 나머지 조직은 금감원과 합쳐 1999년 설립했던 '금융감독위원회'를 부활시키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금감원 내 소비자보호 조직을 떼어내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행 금융위, 금감원 구조가 '재정부·금감위·금소원' 세 갈래로 새롭게 구성되면서 금융위는 사실상 해체되는 것이다.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대책 시행 초기 시장이 안정되는 분위기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능이 분리돼 있었다면 이렇게 신속하게 정책을 실행하고, 후속 대책까지 추진하지 못했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대책을 추진하는 걸 보면 과연 금융위를 기능별로 쪼개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기재부와 합쳐져 덩치가 커지면 빠르게 움직일 수 없을 뿐 아니라 주무 부처를 어디로 해야하는지 등 물밑에서 협의해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03년 신용카드 대란 당시 신용불량자 채무 탕감이나 2006년 론스타 먹튀 논란 등을 겪을 때 당국자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데 급급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당시 조직 체계로 돌아갈 경우 위기 시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재부 조직개편과 맞물려 금융위를 해체하는 등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하기에는 경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 맞지 않고 명분도 약하다"면서 "조직개편으로 생기는 새로운 자리를 노리는 일부가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이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한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에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7.4 hihong@yna.co.kr
hjlee@yna.co.kr
이현정
hjlee@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