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박덕흠, 김대식, 조은희 의원 등 비대위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 첫 회의를 비공개로 시작하고 있다. 2025.7.1 utzz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좌초되면서 대선 패배 이후 좀처럼 수습되지 않았던 내홍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당 쇄신안을 두고 옛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와 친한계 등 계파 간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국민의힘은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 혁신위 좌초에 지도부도 난감…쇄신안 두고 갈등 지속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은 지난 7일 혁신위원장을 돌연 사퇴하며 충격파를 던졌다.
안 의원이 내정 닷새 만에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이유에는 당 지도부의 인적 쇄신 거부와 합의없는 혁신위원 인선이 있었다.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내정자로서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며 오는 8월 치르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로서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에 6·3 조기 대선 당시 후보교체 파동의 중심에 있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 이른바 '쌍권'에 대한 출당 등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 박은식 전 비상대책위원의 혁신위 합류를 요청했는데도 '송언석 비대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사퇴 선언은 당 지도부가 안 의원을 포함한 혁신위 구성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의결하고 발표한 지 약 15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아무런 언질을 받지 못한 듯 "당혹스럽다"며 혁신위원장을 조속히 새로 뽑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대 개혁안을 발표했을 당시 불거진 당 내 파열음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쇄신 방안을 두고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을 포함해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야심차게 혁신위를 준비했지만, 이 마저도 출범 직후 삐걱거리면서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혁신위원장에 친윤계 의원을 앉히면 쇄신 의지를 의심받고 안 의원과 같은 쇄신파에게 맡기면 인적 쇄신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 민주당 막을 방도 없는 국힘 '여론전' 총력
당 쇄신을 두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당 지지율은 가파르게 추락하는 중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22%를 기록했다. 민주당(46%)과 격차는 24%포인트(p)에 달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달 대선을 이틀 앞두고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33%로 집계된 이후 크게 떨어져 20%대 초반에 맴돌고 있다.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지율은 35%로 내려오면서 보수층 이탈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거대 여당' 민주당의 입법 공세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도 국민의힘 상황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 '민생 법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연일 합의 처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소수 의석으로 이를 딱히 막을 방도가 없다.
여야간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도 최근 국민의힘 표결 불참 속 민주당의 일방 처리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공직후보자 국민검증센터'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7.8 [공동취재] kjhpress@yna.co.kr
당 내에선 쇄신안을 둘러싼 갈등, 당 밖에선 민주당의 공세로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무기력한 분위기도 읽힌다.
민주당이 국회 의결을 주도해 출범한 3대 특검(내란특검·김건희특검·순직해병 특검) 수사도 본격화되면서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계엄과 탄핵이라는 원죄가 있는 이상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재명 정부의 임기 5년을 국민이 경험하면서 유권자 생각이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수 야당으로서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낼 방안을 고심 중인 국민의힘은 우선 여론전을 내세워 민주당의 입법 공세와 다음 주 예정된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들의 릴레이 청문회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대응을 위해 '이재명 정부 인사참사 국민검증단'을 꾸리고 인사검증 7대 기준을 만들어 '송곳 검증'을 위한 화력을 모으고 있다.
오는 8월 새로운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도 한창이다.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김문수 전 대선 후보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대선 경선 리턴매치'가 펼쳐질지 관심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작위 추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접촉률은 45.1%, 응답률은 12.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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