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품 가격, 2024년 12월~2025년 5월 2%↓
일본산 자동차 값, 3~5월 17.7%↓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서 다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수출업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맞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제품값을 내린 결과다.
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중국 제품의 수입 가격은 전체 산업 기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약 2% 낮아졌다.
중국이 다른 국가들에 앞서 지난 2월부터 미국으로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받자 중국 업체들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격 인하를 감내하면서다.
중국은 지난 2월 4일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기 시작했고, 이어 미·중 관세 전쟁이 전개되며 4월 9일 누적 145%라는 살인적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은 바 있다.
이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압박하자 미국은 지난 5월 관세율을 8월 12일까지 30%로 유지한 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35% 관세 부과를 경고한 일본산 자동차 가격도 급락했다.
일본은행(BOJ) 통계에 따르면 북미 수출차 가격은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 17.7%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현지에서의 가격 인상을 최대한 피하고 자사 이익을 줄여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전략에 대한 일본 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일본 제일생명경제연구소의 구마노 히데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도한 비용 절감 압력이 일본 자동차 산업이나 관련 산업 등에 확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가격 인하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강경한 관세 정책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강대국이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올리면 수입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하락한다는 최적 관세 이론을 입증하는 셈이 되서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5월 기준 관세가 수입품으로부터의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세보다도 수입품 가격 하락 규모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백악관 CEA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내가 항상 예측했던 대로 수입품 물가는 하락하고 있다. 가짜뉴스나 이른바 전문가들은 또다시 틀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강행에도 가격 전가의 초기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정부에 유입된 관세 수입은 220억 달러를 초과했다. 이는 2024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4월부터 상호관세 중 10%의 기본관세가 적용되면서 관세 수입이 급증했다.
같은 달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치며 시장의 예상치 0.3% 상승을 하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계속해서 일축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 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반대파는 미국 경제 둔화나 인플레이션 급등을 원했겠지만, 둘 다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역시 "승리 선언은 시기상조"라면서도 "관세의 초기 영향은 예상보다 약간 작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전망을 12월에서 9월로 앞당겼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여름철에 걸쳐 상승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더 긴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시장에 적잖다.
ygjung@yna.co.kr
정윤교
ygju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