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현대·SK 등 건설사, 지식산업센터 23곳에 공사대금 물렸다

25.07.10
읽는시간 0

서울·경기 등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신용공여·대위변제로 재무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등 대형건설사들도 지식산업센터 건설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공급과잉에 미분양으로 잔금을 제대로 납부받지 못한 현장이 여러 곳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급 과잉 속에 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생활숙박시설 이후 지식산업센터마저 건설사들에 애물단지로 남았다.

10일 지식산업센터 114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2024년 이후 준공 후 사용승인이 난 이후에도 잔금이 미납된 주요 건설사들의 지산 현장은 수도권에서 대략 23곳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000720]이 3곳, 현대엔지니어링이 2곳,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2곳, SK에코플랜트가 4곳, 에이스건설이 7곳, 대우건설[047040]과 금호건설[002990], 신세계건설, 아이에스건설, 태영건설[009410] 등이 각각 1곳이다.

이들 현장의 연면적은 총 200만8천904제곱미터(㎡)로 이중 잔금 납부가 되지 않은 면적은 68만7천149제곱미터(㎡)로 전체의 34.2%에 달한다. 100호실 중 34호실은 여전히 잔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식산업센터가 모여 있는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장별로는 상이하다.

잔금 미납률이 30%를 웃도는 곳은 현대건설 2곳, 현대엔지니어링 1곳, HDC현대산업개발 1곳, 에이스건설 4곳, 아이에스건설 1곳, 대우건설 1곳, 금호건설 1곳, SK에코플랜트 1곳 등 15곳이다.

그동안 지식산업센터 건설은 에이스건설과 아이에스건설 등 중견 건설사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2021년~2022년 부동산 활황기에 당시 계약금만 넣으면 80% 대출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투자가 몰리면서 대형건설사도 지산 건설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이다.

그러나 대다수 지산도 다른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건설사의 책임준공과 지급보증 등으로 어렵게 준공하더라도 미분양과 분양 계약해지 등으로 공사비 수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현대프리미어캠퍼스 지축역과 현대 그리너리캠퍼스 별가람역은 각각 경기도 고양시 지축동,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들어선 지산이다. 두 지산 모두 지난해 준공을 완료했으나 잔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잔금 미납률은 모두 30%를 웃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현대테라타워DMC와 현대 테라타워 향동은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 일원에 들어선 지산이다.

고양 향동지구는 시장이 꺾인 2024년에 대규모 지산 입주가 이뤄지면서 공실이 무더기로 나온 경우다. 현재 현대테라타워DMC와 테라타워향동의 잔금 미납률은 각각 13.9%, 33.6%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당 현장과 관련해 "공사비가 일부 남아있는 현장이다"라며 "이를 매출채권으로 분류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지산은 고양시와 남양주시 등 지산이 대규모로 한꺼번에 공급된 곳에 위치해 시장이 침체하면서 분양에 어려움을 겪은 곳들로 잔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스란히 회사의 부담이 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청라 SK V1'은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선 지산으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건설사에 부담으로 작용한 경우다. 이는 지난해 말 준공, 올해 3월에 입주가 시작됐으나 잔금 미납율은 현재 83.9%에 달한다.

지난해말 기준 시행사의 분양미수금은 1천294억원, PF 대출 잔액은 1천332억원이었다. 최근 해당 미분양호실을 담보로 시행사는 1천850억원을 조달해 기존 PF 대출은 상환한 상태다. 여기에 SK에코플랜트가 600여억원 규모의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아스크타워는 분양은 성공적이었으나 계약해지율이 30%가량에 이르면서 건설사의 부담으로 작용한 경우다. 이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일원에 지어진 대형 지식산업센터로 지난해 7월 준공돼 입주가 시작됐다. 아스크타워의 잔금 미납율은 32%가량에 달한다. 대우건설이 책임 준공한 해당 건은 시장 활황기 마지막에 분양한 경우다. 좋은 입지에도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면서 대규모 계약 해지가 발생해 대우건설이 수백억 규모의 대위변제에 나섰다.

주요 건설사 수도권 지산 잔금납부 현황(25년 5월 말 기준)

[출처: 지식산업센터 114]

조지훈 지식산업센터 114 대표에 따르면 올해 공공을 제외하면 지식산업센터의 신규 건축허가는 전무하다. 본 PF가 이뤄진 곳은 1군 건설사가 신용 보강한 개발사업 외에는 없다.

조 대표는 "지난해 어렵게 본PF로 전환을 한 지산 사업장은 강제 착공을 했지만, 고전하고 있고, 공표하는 분양률이 조금 높은 현장도 실제로는 잔금 납부 능력이 없는 수분양자가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향후 계약 해지와 잔금 미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다.

조 대표는 "2022년까지 우상향을 하는 지산 시장에서 건설사는 개발사와 함께 호황기를 누렸지만 불황기에 접어든 지금은 공사비 회수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이미 책임준공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장, 그리고 앞으로 분양을 시작해야 하는 현장"이라며 "중소건설사는 최악의 상황에는 사업을 포기, 파산하며 끝낼 수 있겠지만, 대형 건설사는 발을 뺄 수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윤영숙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