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관심 없다"…홈플러스 사태도 간접 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최정우 기자 = 카드 업계 5위 롯데카드 재매각이 인수자를 찾지 못해 또다시 무산 위기에 놓였다. 유력 인수 후보군이던 금융지주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은 데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원매자들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의 거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주요 금융지주 등 잠재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참여 의사를 밝힌 원매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초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던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도 인수 의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온·오프라인 사업을 확장 중으로 롯데카드 인수 참여에 업계 관심이 몰렸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5월 초 매각주관사인 UBS를 통해 인수 후보군에 티저레터를 배포하며 매각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었으나, 인수 후보군조차 구성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금융지주에서 내부 검토를 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있다"라면서 "해외 기업들도 접촉했으나 유의미한 진전이 없어 롯데카드 딜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 지분 79.83%(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 59.83%·우리은행 20.0%)를 1조3천800억원에 인수했다. 전체 기업가치는 1조7천억원대로 평가됐다.
인수 이후 3년 만인 2022년 첫 매각을 시도했지만, MBK파트너스가 기업가치로 3조원 이상을 요구해 무산됐다. 당시 하나금융지주와 KT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비싼 몸값과 금리 인상 등 대외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포기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를 2조원대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사태로 주요 출자자(LP)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만족할만한 투자금 회수보다 신속한 엑시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2조원도 여전히 과도하다는 시각이다.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계열 카드사를 단숨에 업계 상위권에 올릴 수 있지만, 카드업의 미래가 밝지 않고 시너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카드사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건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상생 압박 등으로 향후 실적전망도 좋지 않아 매각을 추진하기에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의 지분 매각 가능성도 인수자 측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한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MBK파트너스와 주주간계약을 통해 동반매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지분 10%를 매각하는 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지분까지 떠안게 될 경우 인수가격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 여파가 가시지 않은 점도 롯데카드 인수 의향을 꺾는 요인이다.
최근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사모펀드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된 상태다.
MBK파트너스의 '먹튀' 논란이나 단기 수익성 추구에 대한 우려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과 자산 건전성 문제라는 본질적인 어려움에 더해, MBK파트너스의 경영 실패 이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 후 5년이 지나면서 엑시트(Exit) 시점을 미루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시장 상황과 인수 후보자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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