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쌍봉형 금융감독체계가 도입되면 두 감독기구로부터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업무 부담감에다 자본시장 발전이 가로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쌍봉형 금융감독체계를 논의 중이다.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및 금융소비자보호원이 각각 감독업무를 수행하는 방안이다.
◇ 업계 "이중으로 검사받는 업무부담 우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왜 금소원을 분리신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동안 금융감독원의 소비자보호 기능이 약해서 문제가 터졌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감독당국의 지나친 관여를 법원에서 무효로 했을 정도"였다며 "금융회사에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는 게 많았는데, 그러한 사건은 보상을 다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판결이 법원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금소원 논의에 관해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금소원이 만들어져 무언가를 더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고 호소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금융사마다 금융소비자보호부를 조직했고, 직원교육 등 내부통제를 강화했는데, 여기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도 "피검기관 입장에선 금감원 이외에도 유사한 금소원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업무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이 금융회사 건전성만 검사하고, 금소원이 불완전판매 위주로 검사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검사 시에 중첩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고, 회사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업무부담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 감독당국선 실무진 중심으로 쌍봉형 반대
금감원 내부에서도 직원들을 중심으로 개편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반대글이 올라오는 등 직원들은 반대하는 분위기"라며 "금감원이 건전성만 담당하는 조직으로 쪼그라드는 데 반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분리 이후 어디에 가야 하는지가 불확실하고, 업무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개편에 관해 구체적인 윤곽이나 방향 설정이 나오지 않아 내부적으로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감독당국 내부가 아닌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학계를 중심으로 쌍봉형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이론과 달리 실무에서는 쌍봉형의 장점보다 단점만이 부각될 것이라는 관점이다.
또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감독으로 금융투자업과 자본시장의 발전이 가로막힐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을 하기보다는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보호가 강조되다보면 투자에 있어 가장 기본인 자기책임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
한편 쌍봉형 감독체계와는 별개로 금융위 해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정책 기능이 기획재정부 산하로 들어가면 관료들의 금융산업정책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세종에 있는 금융관료와 업계의 소통이 물리적으로 어려워져 서울이 금융중심지로 발전하기 어려워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 코인 등 금융업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라며 "금융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하는 조직이 해체·축소되면 한국 금융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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