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코스피가 3,200선도 돌파했다. 2021년 9월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팬데믹 이후 처음 맞이한 지수 레벨이기에, 2021년 당시 V자 반등을 이끈 매수 주체인 개인투자자의 수급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특히 100조원의 초과 저축 자금이 증시로 흘러온다면, 펀더멘탈과 무관한 업사이드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11일 '개인은 얼마나 사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를 아웃퍼폼 하는 기간이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지 않은 상황임에도 증시 대기 자금의 급증과 설문조사 응답 결과 등을 통해 높아진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 몇 번의 사례를 통해 개인의 거대한 매수세가 동반된다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업사이드가 크게 열릴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며 "국내 대기 자금은 크게 쌓여있는 상황으로 구심점만 만들어진다면 자금 유입과 밸류에이션 슈팅이 함께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우선 국내 증시 상황을 살펴보면, 올해 코스피는 S&P500 지수를 아웃퍼폼 중이다. 수익률 차이도 역대 가장 크다. 2010년 이후 없었던 상대적 강세다. 올해 지수를 끌어올린 매수 주체는 연기금과 기타 법인이다. 아직 개인의 매수세는 시작되지 않았다는 게 SK증권의 분석이다.
다만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은 뚜렷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뉴스심리지수와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이 연동돼 움직이는 경향이 장기간 나타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신용 융자 잔고와 고객예탁금, CMA 잔액도 상승 추세다.
조 연구원은 "시장 전체로 봤을 때 아직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대기 자금과 레버리지는 이미 어느 정도 늘어나 있다"고 짚었다.
특히 2021년의 기억을 되돌아봤을 때,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밸류에이션을 급등시킨다. 당시 개인 매수세보다 증시가 먼저 꺾이긴 했으나, 2020년 초부터 2022년 말까지 코스피에 개인투자자들은 150조원의 누적 순매수 대금을 밀어 넣었다. 2023년의 이차전지 업종 급등세도 같은 사례다.
조 연구원은 "향후 개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구간이 나타나게 된다면 내러티브가 가장 강한 주식으로 몰릴 것"이라며 "주주권 강화 관련 업종·종목이 유력한 타겟"이라고 봤다.
가계 저축 성향이 팬데믹 이후 더 많이 증가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소비는 둔화세를 보였으며, 이에 가처분 소득도 꾸준히 증가세다. 가계 내에서의 총저축은 최근 3년간 크게 증가했다.
조 연구원은 "기간 설정에 따라 초과저축 금액에도 큰 편차가 존재한다"며 "팬데믹 이후 초과저축이 100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학개미로 떠나간 투자자들의 복귀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전반에 투자하기보다, 테크 종목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공통으로 고수익 고위험 단기 투자를 중점으로 하는 특성이 나타났다. 단기적인 절대·상대 수익률 흐름에 순매수 패턴이 바뀌지도 않으며, 환율 변동성이 높다고 해도 투자가 이어졌다.
조 연구원은 "미국에 투자된 자금들의 특성으로 인해 당장 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국내 증시에 대한 비선호의 근본적 이유는 수익률 열위"라고 짚었다.
이어 "국내 증시의 초과 수익이 상당 기간 증명될 경우 후행적으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고질적 문제였던 시가총액과 지수가 함께 움직이지 못하는 것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SK증권]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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