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유무죄 여부가 오는 17일 최종적으로 가려진다. 대법원 제3부는 이날 오전 11시15분 주문을 읽을 예정이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된 뒤 5년 가까이 형사재판을 받았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모두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2심 무죄가 3심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에 우연이 하나 있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 '해방의 날'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7월 17일은 이 모든 일이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시곗바늘을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7월 17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어 두 달 전 체결한 합병계약서를 승인했다. 합병에 반대한 헤지펀드 엘리엇의 총공세에도 삼성물산은 가까스로 특별결의 요건을 넘겼다.
다만 이 과정에서 행한 선택들이 후일 이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곧 선고를 앞둔 이번 사건과 별개로, 법원은 이 회장이 합병 추진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확보하기 위해 정치권력에 뇌물을 줬다고 보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긴 시간 수감 생활을 했다.
오는 17일 이 회장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으면 10년 전 합병에서 비롯된 모든 형사적 부담을 씻어내게 된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전자는 애플, TSMC, SK하이닉스에 뒤처졌다. 삼성전자가 한 걸음 전진할 때 경쟁사들은 네 걸음, 다섯 걸음 치고 나갔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의 평가에서 드러난다. 2015년 7월 17일 이래 삼성전자의 주가가 140% 오를 동안 경쟁사들의 주가는 500~600% 치솟았다.
삼성전자(빨간색·140%↑)·SK하이닉스(파란색·637%↑)·TSMC(초록색·686%↑)·애플(보라색·552%↑) [출처: 연합인포맥스]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가 급선무다. 삼성의 최종 의사 결정권을 쥔 이 회장이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현재의 구조는 상식에 어긋난다. 무죄가 확정되면 더 이상 이사회 복귀를 미룰 명분을 찾기 어렵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 기다릴 것 없이 '사내이사 이재용 선임의 건' 단일 의안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여는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의안을 처리했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회장이 관여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개정 논의를 촉발한 측면이 있다.
아직 대법원의 판단을 알 수는 없지만, 한국 기업 거버넌스의 틀을 새로 짜는 입법과 함께 이 회장이 책임지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분명 시장도 반길 것이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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