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20% 미만에도 '유의적 영향력' 기준 모호
"실질 지배한다" vs "원칙·사실 입각" 의견 충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회계처리 기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반대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만큼 현재와 같이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지분법 적용 대상인가
16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19일 정례회의를 열어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신청 승인안을 의결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 금융위에 삼성화재에 대한 자회사 편입을 신청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 14.98%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삼성화재가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히면서 지분이 15.43%로 상승하게 됐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는 다른 회사 주식을 15% 이상 소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대해 지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자회사 지분율이 20%를 넘게 되면 지분법 적용 대상이 되지만, 지분율이 그에 미치지 못해도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지분법을 적용할 수 있다.
지분법을 적용하게 되면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순이익 중 보유 지분만큼을 자사에 반영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순이익이 증가하지만, 유배당 보험에 대한 배당 재원이 늘어나고 이에 대한 부채 수조 원가량을 적립해야 한다.
◇인사 교류·공동 투자…'유의적 영향력' 행사해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삼성화재에 대한 유의적 영향력 행사를 두고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건으로는 ▲피투자자의 이사회나 이에 준하는 의사결정기구에 참여 ▲배당이나 다른 분배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 ▲기업과 피투자자 사이의 중요한 거래 ▲경영진의 상호교류 ▲필수적 기술정보의 제공 항목 다섯 가지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다.
지분법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이사회에 참여하진 않아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다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양 사 모두 자사주 소각 및 주주환원율, 중기 전략 수립 등 정책이 그룹 전략 차원에서 동일하게 발표된다.
또한 중요한 거래의 경우 삼성금융 플랫폼인 모니모를 공동 운영하고 있고, 블랙스톤과 9천30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하는 등 고액의 투자 및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경영진 상호교류 측면에서는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가 삼성화재 대표에서 이동했다는 점,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가 삼성생명 부사장에서 옮겼다는 점에서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교차 인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필수 기술정보 제공 항목도 모니모를 통해 핵심 시스템이 통합되고 공유되고 있다고 봤다.
◇지분법 요건 충족하지 않아…원칙·사실에 기반해야
삼성생명이 현재의 회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원칙과 사실에 기반한 판단을 말한다.
삼성화재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지분 상승은 수동적 변화로 경제적 실질이 변하지 않았고 정량 기준인 지분율 2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감사인이 지분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전문가적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유의적 영향력 행사 요건 중 이사회 참여에 대해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책 결정 관여 항목에서는 계열사 간 전략적 정합성을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실제 의결권이나 승인, 거부 행사 사례가 없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 이외에 권한과 실질 참여가 없다.
또한 삼성화재의 중기 전략은 삼성화재 이사회의 단독 결정 사안이다.
중요 거래에 대해서도 모니모 출자 및 운영은 시스템을 연결한 기술적인 부분일 뿐 특정 회사가 이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블랙스톤 공동투자 역시 법적, 재무적 독립성이 존재하고 그룹 내 투자 협력은 일반적인 형태로 통제력이나 전략적 종속성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경영진 교류 현황에 대해서는 각 사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임명한 건이며, 회계기준원에서도 각 사 고위 임원 인사를 퇴직 후 재취업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교류가 해당하기 위해선 동시 겸직 및 현직 파견, 의도된 통제 배치가 있어야 하나, 홍원학 대표 및 이문화 대표 교체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술정보 제공 주장에 대해서도 모니모가 삼성생명의 독점적 노하우 이전이나 소프트웨어 제공은 없다고 보고 있다.
sylee3@yna.co.kr
이수용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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