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최근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지분법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지분법 및 회계 처리에 대해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진욱 건국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16일 한국회계기준원이 주최한 '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처리' 포럼에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보험업법상 법적 의무가 유의적 영향력을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2011년 이후 현재까지 삼성생명의 화재에 대한 영향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분이 20% 미만이라도 회계기준 상 ▲피투자자의 이사회나 이에 준하는 의사결정기구에 참여 ▲배당이나 다른 분배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해 정책결정과정에 참여 ▲기업과 피투자자 사이의 중요한 거래 ▲경영진의 상호교류 ▲필수적 기술정보의 제공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유의적 영향력을 보유한 것이 입증된다.
해당 요건에 대해선 '이사회 참여' 외 나머지 네가지 부분에서 논쟁의 여지가 생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자사주 소각 및 보유주식 매각 결정 등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모니모 플랫폼 및 블랙스톤 펀드 투자 등도 공동으로 수행했다.
김 교수는 "이런 사항들이 전략적 관여가 있다는 측면이 있고 각 법인의 독립적 의사결정이란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 상호 교류 측면에서도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이 직전 삼성화재 사장을 역임했고,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도 삼성생명 부사장에 자리했다. 이 외에도 이완삼 삼성생명 부사장은 삼성화재 상무에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김 교수는 "경영진 상호 교류를 겸직 및 파견으로 한정하는 시각이 있는데 이 가이던스는 IFRS 도입 전에 발간된 것으로 지금 시점에선 타당하지 않다"며 "두 CEO의 이동을 퇴직 후 신규 고용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도 쟁점"이라고 짚었다.
필수적 기술정보 제공 측면에서도 모니모 개발에서 삼성화재의 투자가 삼성생명의 영향 없이 불가능했다는 주장과 계열사 간 일반적인 협업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상대적 보유 지분율과 주주 분산율도 고려해야 하는데, 삼성화재 주주 중 자사주와 우호 지분인 도쿄해상홀딩스를 제외하면 삼성생명의 실질 파워는 더 커진다"며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의 지분율 차이도 크고 기타 주주는 1% 미만으로 전 세계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유의적 영향력을 적용하기 위해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진봉재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유의적 영향력의 명백한 증거로는 이사회 등에 참여해 피투자사의 재무 및 영업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며 "지분 20% 미만에서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이사회 참여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진 부대표는 "중요 거래에 대해서도 다른 매출 창구가 없거나, 피투자사에 의존하는 지 등 종합판단 해야 한다"며 "경영진 교류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해야 하는데 퇴직 후 이동은 영향력을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분법 분류를 위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경영진이 원칙에 맞게, 지분 20% 미만이면 증거를 제시하고 입증해야 유의적 영향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일탈 회계에 대해서도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탈'이란 극히 드문 상황으로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의 요구사항을 준수하는 것이 개념체계에서 정하는 재무제표의 목적과 상충해 이용자들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영진이 결론 내리는 경우 요구사항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과거 유배당 상품으로 삼성화재 및 삼성전자의 지분을 취득했다.
IFRS17 도입 이후 매각 의도가 있는 주식은 보험부채에 반영하고, 의도가 없으면 반영하지 않는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매각 계획이 없다는 조건으로 일탈 회계 기준을 적용해 보험부채에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삼성생명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면서 일탈 회계 적용 요건에서 어긋나게 됐다.
김재호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실장은 "해외는 일탈 회계에 일시적 성격이 있었음을 고려할 때 계약자지분조정에 관한 국내 일탈 회계가 대안 없이 지속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며 "특정 산업 내 기업이 획일적으로 일탈 회계할 경우 한국이 IFRS17을 적용하는지 의구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혁 회계기준원 연구위원 또한 "일탈 회계 철회와 IFRS17 원칙 복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조건 변경으로 인한 효력이 상실했다"고 짚었다.
박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통해 일탈 회계처리를 했으니, 상황이 바뀌었을 때를 다시 질의했다면 유연하게 문제가 풀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ylee3@yna.co.kr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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