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채권시장은 외국인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전일 약세를 일부 되돌리는 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을 이틀 연속 1만계약 안팎으로 강하게 순매도하면서 시장의 약세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전일 장 막판에는 이를 견디지 못한 국내 기관들의 손절까지 나오면서 시장이 반빅(50틱) 이상 급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달 들어 누적 순매도 포지션을 쌓고 있는 외국인이 언제까지 강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갈지에 주목도가 높다.
글로벌 관점에서 최근 국고채 장기 금리가 미국 등 글로벌 장기 금리 대비 여전히 덜 밀린 측면이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일명 '키 맞추기' 차원에서 외국인이 '숏(매도)' 베팅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일 공개된 한국은행의 수익률곡선 관련 보고서 또한 장기 구간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를 높였다.
연말로 가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점차 약화하고 내년 국고채 발행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부각되면서 향후 수익률 곡선이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계속적으로 장기 구간에 예민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곧 마지막 인하를 앞뒀음을 전제하는 내용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으나, 해당 보고서는 원론적인 측면을 다룬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 국채 시장은 지난달 소매판매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주요 경제지표를 반영하면서 커브가 모처럼 평평해졌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3bp 오른 3.9070%, 10년물 금리는 0.6bp 내린 4.4530%를 나타냈다.
미국의 6월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0.1%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9% 급감했던 점을 고려하면 강력한 회복력이 확인됐다. 핵심 소매 판매도 전월과 비교해 0.5% 증가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1천건으로, 직전주 대비 7천건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23만5천건)를 밑돈 결과다.
5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4월 중순 이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간밤 지표들은 전반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뒷받침했다. 특히 관세 영향이 드러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확인한 이후여서 더욱 시장 영향력이 컸던 듯하다.
간밤 공개발언에 나선 주요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당분간 금리동결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쿠글러 이사는 "무역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후반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무역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형성하게 할지 파악하는 데 몇 달 더 걸릴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올해 두 번의 금리 인하에 대해 "합리적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재화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신호는 있지만 서비스 부문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개장 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7월 금리 인하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관세는 물가를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일 장 마감 기획재정부는 7월 국고채 모집 방식 비경쟁인수 발행을 미실시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달 국고채 비경쟁인수 옵션 행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해 이번에 2~3년물 등 단기물 위주로 모집 발행이 실시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는데, 이를 빗나간 셈이다.
이에 따라 이날 장 초반에는 기술적인 시장 반등이 이뤄질 수도 있어 보인다.
오전 중 기재부는 7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