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숏커버가 올려놓은 달러-원…1,400원대 다시 보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며 거의 두 달 만에 최고치로 오른 데는 역외의 숏커버 영향이 크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달러 인덱스는 연초 110선까지 올랐다가 이달 초 96선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미국의 경제 상황이 견조하고 트럼프 관세 폭격에도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탈달러 움직임에 일부 제동이 걸렸다.
딜러들은 그러나 최근 달러-원에 대한 숏커버의 강도가 이전보다는 약해졌으며 원화 강세 요인은 많지 않지만, 위험회피 분위기는 아니어서 1,400원을 넘어서는 정도까지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18일 분석했다.
달러-원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바라보는 레벨로 올라오면서 수출업체 네고가 쏟아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네고물량이 최근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적극적인 매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환율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데다 1,400원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수출업체들이 다소 관망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증시로 잠깐 눈을 돌렸던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는 다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5월과 6월 순매도로 돌아섰던 서학개미는 7월 들어서는 현재까지 7억달러 이상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는 약 1조9천억원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 정규장 기준 6.50원 상승한 1,392.20원에 종가를 기록했다. 지난 5월 19일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간밤에는 1,396.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11거래일 기준 하루를 제외하고 대부분 6~7원 이상 매일 오르기만 했다. 일일 변동폭이 크지 않지만, 축적된 상승 폭이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딜러들은 평가했다.
통화선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3주 연속 달러선물을 순매수했다. 3주간 순매수 규모는 5만7천733계약에 달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시장은 지금 역외가 주도하는 장인 것 같다. 달러화가 올해 워낙 많이 빠졌으니까 이에 대한 테크니컬한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전과 달리 지금 수준에서는 공격적으로 사는 곳들이 많지 않은 것 같고, 역외에서 올랐다가도 온쇼어장에 오면 다시 막히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수급상 위쪽으로 쏠려서 올라가는 장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특별하게 굵직한 재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1,400원을 돌파하기에는 모멘텀이 크지 않다고 딜러들은 지적했다.
1,400원에 육박하는 수준에서는 당국 개입 경계감도 일부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다음 이벤트가 관세 인하가 될 수도 있고, 트럼프의 파월 의장 해임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연준 의장을 해고하는 전무후무한, 역사에 길이 남을 만행을 트럼프가 저지를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메이저 하우스도 중기적 달러 약세 뷰를 바꾸지 않아 지금 달러 강세는 일시적 조정이라고 보는데 상단은 1,400원이 될 수도, 1,420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외국계 쪽에서 많이 사는 흐름인데 1,400원을 뚫으려고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트럼프 관세도 해결되지 않고, 미국의 소매판매나 물가, 고용도 그렇고 불안한 요소가 있지는 않다 보니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도 강달러 지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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