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8억 태우고 운용능력 점검'…NH증권 목표전환형랩 비결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투자자문업계 숨은 실력자를 발굴하는 증권사가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미 탄탄한 트렉레코드를 가진 대형 운용사·자문사와 랩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하는 편안한 길에서 벗어나, 트렉레코드는 없어도 뛰어난 운용 능력을 갖춘 중소형 운용사·자문사를 찾기 위한 '점프업리그'를 작년부터 시작했다.
미국 프라이빗뱅크(PB) 출신으로 삼성증권 뉴욕 채용 때 '랩어카운트'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인정받아 한국 금융시장으로 넘어온 '상품 전문가' 전동현 상품솔루션본부장이었기에 실현할 수 있었던 아이디어였다.
NH투자증권의 새로운 시도는 올해 숫자를 통해 정답임을 증명했다.
◇NH증권, 목표전환형 랩 100% 상환 성공…자문사 발굴 능력 증명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출시한 아문디, 토러스, 더블유, 한국투자신탁, 브이(구 파인만), 트리니티자산운용 등의 국내 목표전환형 랩어카운트 상품 6개가 전환수익률 4%와 6%를 모두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상환을 완료했다.
올해 2월 아문디와 처음으로 출시한 해외 목표전환형 랩도 이달 초 6% 전환수익률을 이루며 상환에 성공했다. 미국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고 환율이 급락한 시기에 이뤄낸 성과라 더 뜻깊다.
그중에서 트리니티와 브이자산운용은 NH투자증권 랩운용부가 지난해 말 점프업리그 2기를 통해 발굴한 곳이다. 두 투자자문사는 현재 NH투자증권에서만 목표전환형 랩을 운용하고 있다.
점프업리그는 NH투자증권이 작년 초부터 열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에서 랩 상품을 판매한 적은 없지만, 실력 있는 중소형 운용사 및 자문사를 찾아내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1기에서 발굴한 더블유자산운용은 NH투자증권에서 목표전환형 랩을 성공적으로 상환하는 등 운용 능력을 증명한 뒤, 하나증권과 삼성증권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과도 손잡고 자문형 랩 운용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2기에서는 출사표를 던진 6개 자산운용사 중 NH투자증권의 검증을 통과한 트리니티와 브이자산운용사와 목표자문형 랩을 출시했다. 그 결과는 상환 성공과 다음 회차 모집으로 이어졌다.
◇자기자본 1.8억 투입…테스트베드로 운용능력 점검
NH투자증권이 루키들과도 성공적인 상환을 이뤄낼 수 있었던 건 테스트베드를 통한 철저한 검증 덕분이다.
점프업리그에 참여한 자산운용사 6곳에 각각 NH투자증권의 돈 3천억원, 총 1억8천만원을 투입한 뒤 운용성과를 3개월 동안 지켜본다. 트렉레코드는 부족하지만, 실력 있는 루키라면 NH가 함께 키워가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점프업리그이기에 기꺼이 회삿돈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각 자산운용사의 운용역들이 어떤 스킴으로 운용하는지 확인했다. 어려운 장에서 수익률 방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시장 반등 시 초과 수익률을 낼 종목 선정을 잘하는지 등을 직접 들여다봤다.
랩 상품을 함께 출시했던 운용사라도 NH가 능력을 검증한 운용역이 퇴사한다면 그다음 회차 발행은 하지 않기로 하는 등 후속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해외 자문형을 모집한 3기 점프업리그에서는 3개월 테스트베드 끝에 NH투자증권과 함께 목표전환형 랩을 출시할 운용사를 한 곳도 뽑지 않았다. 해외주식에 대한 국내 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해외 자문형 출시 필요성을 느끼고 진행한 리그였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발굴한 자산운용사들이 모두 상환에 성공하면서,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만에 목표전환형 랩에서만 4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 최저 보유 비중을 지켜야 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랩 운용 매니저들은 장이 힘들 거 같으면 현금으로 들고 있다가 반등할 때 들어갈 수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종목 비중을 조정하면서 운용한다는 게 랩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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