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수출입은행 부행장 인사 보류…공석 장기화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책은행 임원 인사가 사실상 올스톱 됐다. 이재명 정부가 공공기관장 '알박기 인사' 차단에 나서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상급기관에서 신규 임원 선임 자제를 요청하면서다.
새 정부와 맞지 않는 인사는 배제하겠다는 것인데, 임기 만료를 앞둔 국책은행장 및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맞물려 임원 공석 상태도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부행장 인사를 연기했다.
기업은행은 상·하반기 두 번 모든 직급의 인사이동을 한 번에 단행하는 원샷 인사를 시행했던 만큼 인사 보류는 이례적이다.
당초 기업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2+1' 임기를 끝낸 박봉규·현권익 부행장과 지난 3월 중도퇴임으로 비어있는 디지털 그룹장 등 최소 3명의 부행장을 교체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후임 부행장을 선임하지 않음에 따라 이 세 자리가 공석 상태가 됐다. 이 자리는 김형일 수석부행장(전무이사)이 모두 대행하고 있다.
이번 부행장 인사 보류는 새 정부 출범과 무관치 않다. 정권 교체 후 금융권 인사가 아직 기틀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사를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금융위 산하 국책은행이어서 임원 인사도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조직 개편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향후 인사 방향을 보고 진행하겠다는 정무적 판단이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당국 차원에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고위직 인사를 늦췄으면 좋겠다는 식의 간접적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알박기 인사를 막겠다는 차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상황이 비슷하다. 수출입은행은 이달 정순영·홍순영 부행장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지만,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후임 선임을 하지 못한 채 공석으로 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산업·기업·수출입 3대 국책은행장 임기가 잇달아 만료됨에 따라 임원 인사는 수장 선임 이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3년 임기를 채운 강석훈 전 회장이 지난달 떠나 회장 자리가 비어 있고, 윤희성 수출입은행장도 3년 임기를 채우고 오는 26일 퇴임한다. 김성태 기업은행장 임기는 내년 1월까지로 올 하반기 후임 선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정기획위원회가 대통령 임기와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알박기 인사를 청산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인사를 진행하기는 무리일 것"이라며 "금융당국부터 순차적으로 물갈이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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