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준감위원장, 사견 전제로 "컨트롤타워 필요하다"
준감위, 과거 이재용 "4세 승계 포기" 발언 끌어내
"위원회 통일의견 아직"…컨트롤타워 설치 권고 여부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삼성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설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됐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과거보다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재판 최종심에서 무죄를 확정 판결받았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찬희 위원장은 23일 오후 서초구 삼성생명[032830] 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삼성이라는 큰 기업이 국민 경제에 차지하는 위치라든지,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차례 '사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회 내부에서도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했다.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면서 "그 정도로 어려운 사안"이라고 했다. 사실상 위원회 내부에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컨트롤타워의) 기능과 방식, 견제 방법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며 "결국은 회사 내부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 위원장의 말처럼 컨트롤타워 재건 여부는 삼성이 직접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회사의 경영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준감위는 준법 여부를 판단하고 권고 정도 할 수 있다. 삼성 계열사와 최고경영진의 준법 준수와 윤리 경영 위반을 감시·통제하는 게 준감위의 역할이다.
하지만 준감위의 권고는 삼성 내부에서 상당한 무게감을 갖는다. 이 회장도 귀담아들을 정도다.
준감위는 지난 2019년 이 회장(당시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을 담당했던 재판부가 삼성의 준법 경영 강화를 요구하며 이듬해 2월 출범했다. 그때부터 5년 넘게 삼성 계열사의 준법 경영을 감시해오고 있다. 삼성의 정도경영 실천과 사회적 신뢰 제고가 준감위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특히 출범 직후 이 회장이 준감위의 권고에 따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삼성 지배구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2020년 5월 대국민 담화에서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 의혹과 무노조 경영 방침 등에 대해 사과했다.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사실을 언급하며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사실상 준감위가 이 회장의 '4세 승계 포기' 발언을 끌어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촬영:유수진 기자]
이 때문에 준감위원장의 컨트롤타워 필요 발언과 향후 준감위 차원의 권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성에는 공식적인 컨트롤타워가 없다. 실질적으로 삼성이 움직이는 방향을 결정하고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핵심' 조직이 없다는 뜻이다. 삼성은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각 사의 독립 경영을 강화한 상태다.
대신 3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기존 미전실의 기능에서 대관과 홍보를 제외한 핵심 역할을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삼성물산[028260] 설계·조달·시공(EPC) TF, 삼성생명 금융경쟁력 제고 TF가 나눠 맡았다.
메인은 전자 계열사의 사업지원TF다. 과거 미전실 출신 인사들을 대거 배치했다. 이 TF는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로 회사 경영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지난 10년간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 사업 전반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적시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며 반도체 경쟁력을 상실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그룹 안팎에서 제기됐다.
대안으로 제시된 게 컨트롤타워 부활이다. 다만 본격적인 움직임은 아직이다. 최근 삼성 서초사옥에 대외협력과 홍보 조직이 일부 집결했지만 조직 규모 등이 과거 미전실과 비견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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