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개선으로 기업경쟁력·자본시장 접근성↑"
"주주환원 과도하면 손실흡수력 감소해 채권자 이익 침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상법 개정이 채권자에 미치는 영향이 복합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거버넌스 개선은 채권자 이익 보호에 긍정적이지만, 주주 친화 경영으로의 전략 변화가 채권자 지위를 약화하는 측면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신평은 24일 발표한 '채권자 관점에서 본 최근 상법 개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 15일 정부가 공포한 상법 개정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사외이사(독립이사) 의무선임 비율 확대,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 특수관계인 합산 3%로 제한 등을 담았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와 대규모 상장사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한신평은 "최대주주의 사익 추구 행위 방지는 소수주주의 이익뿐만 아니라 회사 및 채권자의 이익 보호 관점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기업 거버넌스 개선은 기업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전반적 기업 신용도 제고와 우리나라 기업의 국내외 자본시장 접근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주 친화적인 경영과 재무 전략 변화는 채권자 지위를 약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한신평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기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바뀐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경영에 있어 주주 이익 보호와 극대화가 이전보다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주주환원 확대가 과도할 경우 유사시 손실 흡수력이 떨어져 채권자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주주 지분 희석효과를 우려해 일반공모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 적시성 있는 자본확충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기업분할에서도 소수주주는 인적분할을 통해 성장사업에 직접 투자하기를 원하겠지만, 채권자 입장에서는 물적분할을 선호할 수 있어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신평은 "적정 수준의 재무 건전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주주 친화 경영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자금조달 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가능하다"며 "성장과 분배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채권자 입장에서 바라는 기업행태 변화"라고 강조했다.
동일 계열 내 기업 간의 연대성 약화는 지원 주체와 객체에 따라 다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한신평은 상법 개정으로 계열 지원 대상의 범위가 축소되거나 의사결정에 필요한 비용편익 분석이 강화돼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계열사 지원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지원 주체에는 반사적인 신용도 지지 효과가 있겠지만, 지원 객체에는 신용도에 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한신평은 그간 독립경영이 일반화해왔음을 감안하면 이번 상법 개정이 계열 지원 가능성 평가에 즉각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판단하지 않았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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