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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이재용 앞 첫 난제…美 투자 보따리 대응 어떻게

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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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천억달러+α' 준비하지만 주력 계열사 여력 빠듯

기존 발표한 투자나 경상투자 최대한 활용할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맞이할 첫 번째 난제로 정부 주도의 대미 투자 패키지 대응이 부상했다.

정부는 관세 협상을 위해 우리 기업들과 1천억달러(약 138조원) 이상의 미국 투자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입장에서는 경제 논리에 입각한 투자 효율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 고민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재명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와 연이어 만났다.

이 대통령이 기업인 연쇄 회동에 나선 것은 미국이 제시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대미 투자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각 그룹 회장들로부터 대미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5일 "미국에 투자를 요청하거나 하는 구체적 현안은 다루지 않았다"면서 수위를 조절했다.

한국 정부가 주요 10대 그룹과 논의한 대미 투자 금액은 '1천억달러+α'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이 4천억달러는 투자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 데다, 이웃 나라 일본이 최근 5천50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했음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EU)은 27일(현지시간)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6천억달러의 대미 신규 투자를 약속했다.

우리 정부의 대미 협상 방향과 결과는 삼성으로서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I[006400] 등 주력 제조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해 투자 효율성 극대화가 긴요해짐에 따라 미국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370억달러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2022년 착공했고 목표 가동 시점은 내년이다. 처음 내건 투자 규모는 400억달러였지만 작년 12월 그 규모를 30억달러 줄였다.

삼성전자와 비슷하게 파운드리에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인텔의 립부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단 (공장을) 지으면 고객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 이상 백지수표는 없다. 모든 투자는 경제적으로 말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삼성전자도 충분히 고객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확장하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작지 않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글로벌 대형 기업과 2033년까지 22조8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해 어느 정도 숨통은 트인 상태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를 통해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작년 7월 착공했고 2027년 양산이 목표다. 예상 투자 금액은 2조원대 중반이다.

삼성SDI도 최근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로 적자가 이어지다 보니 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미 투자 기조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삼성SDI는 당분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2027년까지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지난 1월 발표했다.

이렇다 보니 삼성 계열사들이 기존에 발표한 투자나 일상적으로 집행할 투자를 최대한 활용해 정부의 투자 패키지에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애플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월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에 5천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에도 어차피 애플이 지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임했던 일본 정부 고위당국자가 5천500억달러 투자 패키지 가운데 출자는 1~2%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대미 투자 제안에서도 직접투자가 차지할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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