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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삼성전자가 평택단지 투자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평택의 미분양 문제가 해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평택의 미분양 건수는 올해 초 대비 상당수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국 시군구 중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평택 단지 투자를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물산 측은 "AI(인공지능) 및 서버용 반도체의 지속적인 수주 증가로 평택 단지의 투자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재개하면 '미분양 무덤'으로도 불리던 평택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
평택의 미분양은 지난해 12월 4천71건에 그쳤지만, 올해 1월 6천438건으로 급등했다. 이후 2월 5천868건, 3월 5천281건, 4월 4천855건, 5월 4천442건으로 감소했다.
1월 약 6천건에서 5월 4천건으로 반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3분의 2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2천473건)보다 79.6% 많다.
전국 시군구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다. 실제로 평택의 미분양 수는 경기도 전체 미분양인 1만2천155건의 36.5%에 달한다. 강원도 전체 미분양(3873건)보다도 569건 많다.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초 P5 공사를 중단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데서 볼 수 있듯, 평택의 부동산 시장은 삼성전자의 투자 지속 여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평택 아파트 시장이 뜬 것은 지난 2010년 삼성전자와 경기도가 평택 고덕산업단지 입주 협약을 맺으면서다.
실제로 평택시 인구는 삼성전자 투자를 타고 20~40대 경제활동 인구가 유입되면서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50개월 연속 증가했다.
2020년에는 당시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이었던 평택 2라인이 본격 가동되면서, 고덕국제신도시 분양 단지가 이후 3년 동안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2021년 반도체 호황의 영향으로 평택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36.1%에 달했다. 당시 수도권 평균이었던 23.2%보다 13%포인트 높았다.
이런 흐름이 뚝 끊긴 것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계획했던 반도체 생산라인 6개(P1~P6)를 P5에서 중단하면서다.
평택의 아파트 가격 역시 지난 6개월 동안 전국 평균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동산통계정보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평택의 6월 아파트 매매가는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대비 3.71% 감소했다. 전세는 2.13%, 월세는 1.89%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는 0.16%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 전세와 월세는 각각 0.06%, 0.48% 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3.41%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도 각각 0.93%, 1.06% 뛰었다.
삼성물산의 컨퍼런스콜 전부터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평택 5공장(P5) 건립을 2년 만에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P5 공사와 투자 재개를 두고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 상황이다.
반도체 시장 활성화가 이런 흐름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47억1천만달러로 작년보다 31.6% 증가하면서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단기간에 미분양이 해소되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지연 부동산114 리서치팀 책임 연구원은 "평택의 경우 평택브레인시티나 고덕국제신도시를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가 많이 공급됐는데,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되면서 평택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평택 투자 재개 가능성은 미분양 해소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는 없겠지만, 기대심리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망했다.
이어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면서 미분양이 누적돼 있어 투자 재개 소식이 나왔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수요가 따라붙기는 어렵다"며 "공장 증설로 실제 착공 및 가동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인구 유입 효과는 시간 차가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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