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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 베팅했는데…SK, 플러그파워 투자 '진퇴양난'

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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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주당 29달러에 취득한 뒤 주가 95%↓

후속 증자 미참여에 SK 측 이사도 임기 도중 사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SK그룹이 4년 전 '글로벌 수소경제 톱 아이콘'을 내걸고 단행한 16억달러(1조8천억원) 규모의 미국 플러그파워 투자 때문에 속을 썩이고 있다.

기대보다 더딘 시장 성장과 플러그파워의 실적·주가 부진이 맞물리면서 투자금 회수도, 재도약도 쉽지 않은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플러그파워

[출처: 플러그파워]

13일 연합인포맥스 일별추이(화면번호 6513)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사인 플러그파워는 전날(현지시간) 1.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SK그룹의 2021년 초 투자 단가(29.29달러)와 비교하면 95% 낮다.

올해 들어 플러그파워 주가는 34% 하락했다. 올해 5월에는 주가가 0.71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K그룹은 2021년 3월 "2025년까지 수소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2025년 수소 사업에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9천억원을 창출하겠다고도 했다.

그보다 한 달 앞서 미국의 수소 연료전지·액화수소 생산 기업인 플러그파워 지분 9.6%를 16억달러에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수소 생산·저장·운송·소비 전 과정에서 SK와 플러그파워의 시너지를 기대한 전략적 행보였다. 투자금은 지주사인 SK㈜[034730]와 SK E&S(현재 SK이노베이션 E&S)가 절반씩 담당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수소 시장은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수소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충도 지지부진했다.

일례로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차(FCEV) 판매량은 2022년 2만704대에서 2024년 1만2천866대로 38%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7% 줄었다.

SK그룹 내부적으로도 우선순위가 변했다. 배터리 관련 사업에 대규모 투자와 자원이 집중되면서 수소 사업은 뒤로 밀렸다.

이 사이 플러그파워의 경영 성과는 악화했다. 순손실은 2021년 4억6천만달러에서 작년 21억달러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작년에 비해 감소한 4억3천만달러였다.

이렇다 보니 플러그파워는 여러 차례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했다. 다만 SK는 플러그파워의 증자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지위는 SK에서 다른 주주로 넘어갔다. 올해 6월 기준 SK의 플러그파워 지분율은 4.8%까지 하락했다.

SK는 현재 플러그파워 이사회에서도 손을 뗀 상태다. 2021년 플러그파워 지분을 인수하며 이사로 지명했던 송경열 현 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은 2026년 정기주총까지인 임기를 남겨두고 지난해 8월 사임했다.

2020년 이후 플러그파워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SK E&S와 플러그파워가 2022년 1월 액화수소 충전소 운영 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에 설립한 합작법인 SK플러그하이버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플러그파워가 지난 11일 공시한 분기보고서(10-Q)에 따르면 이 회사는 SK플러그하이버스 지분 49%의 장부가치를 올해 3월 말 약 4천800만달러에서 6월 말 650만달러로 86% 낮췄다. 2분기 중 합작법인의 미래 현금창출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대규모 평가 손실을 인식한 것이다.

수소 사업의 위축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에서도 드러났다. SK이노베이션은 통합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전기화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수소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재개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SK그룹은 베트남 마산그룹과 빈그룹, 블룸에너지 등 여러 건의 해외 지분 투자를 정리했지만, 플러그파워는 아직 타깃이 되지 않았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플러그파워에 대해 "정책 불확실성과 디폴트 리스크로 다년간 주가가 하락했다"며 "비용 감축 노력으로 4분기 회사 목표대로 이익률을 개선한다면 시장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그룹의 에너지사업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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