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분류 모호성에도 PRS 수요 여전…"파생상품 성격도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올해 들어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시장 이용이 지난해보다 늘어났음에도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PRS)을 통한 자금조달이 못지않게 꾸준히 이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PRS는 실질적으로 차입금적 성격을 가지면서도 회계상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재무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있는 방식이다.
회계적 모호성에도 재무 부담을 주지 않은 채 유동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 수요를 끌어당기는 모양새다. 특히 대내외적 경영 불확실성에 희비가 엇갈리는 업종들이 많은 만큼, 우회 조달을 원하는 기업수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13일 연합인포맥스 그룹사별 발행종목(화면번호 8474)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연초 이후 총 49조2천22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3조5천985억 원어치를 찍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이중 SK그룹이 발행량 1위를 차지했다. 총 9조2천157억 원을 발행해 전년 동기(7조1천40억 원) 대비 2조1천117억 원 증가했다.
한화(3조4천620억 원), LG(2조9천600억 원), 현대자동차(2조3천600억 원)그룹이 그 뒤를 이었다. 한화와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회사채를 통한 조달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을 꾸준히 찾은 롯데그룹은 연초 이후 2조2천6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전년 동기(3조8천890억 원) 대비 1조6천830억 원가량 감소했다.
재무 체력이 뒷받침되는 곳들은 회사채 차환을 이어갔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의 시선은 PRS로 향했다.
PRS는 만기 시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치 변화에 따라 손익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기업이 하락분만큼 가치를 보존하고, 가치가 올라가면 상승분만큼 기업이 수취한다.
실질적으로 주식담보대출과 비슷한 PRS는 현재 회계상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재무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조달 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주로 찾는 이유다.
회사채 발행 규모를 줄인 롯데그룹도 PRS로 조달에 나선 바 있다.
롯데지주[004990]는 지난 6월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처분하면서 증권사들과 PRS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011170]도 지난해 10월 미국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 'LCLA' 지분으로 6천600억 원을,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자회사 'LCI' 지분을 이용해 6천500억 원을 조달하는 PRS 계약을 각각 체결한 바 있다.
효성화학[298000]도 지난 4월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의 지분 49%를 기초자산으로 PRS 계약을 체결해 3천965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그 과정에서 논란도 일부 있었다. 표면적으론 파생상품이나, 부채적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어 금융당국도 이를 두고 회계법인에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중에서는 자체적으로 점검에 나선 곳들도 있었다.
그런 PRS 발행이지만 기업수요는 여전했다. 최근 SK[034730]가 복수의 금융사 대상으로 발행할 SK이노베이션[096770] 신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1조6천억 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시 물꼬가 트였다.
당분간 재무 여력이 녹록지 않은 곳들의 PRS 문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현재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계약 성격상 파생상품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한몫한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제도 개편이 이루어진다면 PRS를 진성매각이 아닌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고 할 순 있겠지만, 이걸 부채로 분류해야 한다는 근거는 현재로선 없다"며 "소유권이 이전되면 이걸 양도한 것으로 볼 순 있어 (파생상품으로의) 분류 방식이 틀렸다고 만은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정필중
joongjp@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