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사업 예타기준 26년 만에 손본다…'500억→1천억' 상향

SOC 예산 '26조원+α' 신속 집행…E-7-3 비자 신설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정부가 지난 1999년 이후 바뀐 적이 없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기준금액을 26년 만에 상향 조정한다.

아울러 연내 집행이 가능한 공공 SOC 사업을 최대한 발굴해 '26조원+α' 규모의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건설 현장의 인력난 심화를 해소화를 위해 외국인 기능인력(E-7-3) 비자를 신설한다.

정부는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을 발표했다.

◇SOC 예타제도 손질…대상 기준금액 상향

우선 사회기반 인프라 구축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SOC사업 예타대상 기준금액을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300억원)에서 1천억원(국비 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예타는 대형 국책사업의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효과 등을 사전에 검증해 재정 낭비를 막는 장치지만, 최근에는 절차가 까다로워 착공이 수년씩 지연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물가와 공사비 상승으로 현행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기준금액을 높여 공공공사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지역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예타 평가항목도 개편할 계획이다.

공사단계별 비용 현실화를 위해 관련 제도도 개편한다.

예타 단계에서 공종별 단가 기준을 재정비하고, 사업구상 단계부터 예타 착수 시점까지의 물가 반영도 GDP 디플레이터와 공사비지수의 격차가 4%를 넘으면 두 지표의 평균값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시장가격이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매년 조사하는 주요 관리공종을 315개에서 569개로 확대한다.

아울러 중소업체의 애로해소를 위해 국가계약 상 100억원 미만 중소공사의 적격심사 낙찰하한율을 2%포인트(p)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부는 공사를 발주할 때 부실공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낙찰하한율을 설정하는데, 중소업체에게는 2%p를 더 배정해 너무 낮은 가격으로 수주하는 경우를 막겠다는 것이다.

또한, 장기계속공사 중 국가의 책임으로 사업 지연이 발생한 경우, 인건비와 임대료 등 현장 유지 비용을 보상하도록 국가계약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SOC '26조원+α' 신속 집행…E-7-3 비자 신설

정부는 추경 1조7천억원을 포함한 올해 SOC 예산 26조원을 신속히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을 포함한 SOC 예산의 연내 집행을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중심으로 집중관리 기간 운영 등으로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교통망 고도화, 노후 인프라 개선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토지개발을 위한 용지매입, 고속도로 시설개량 등 내년 사업 물량 약 4천억원을 연내 당겨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철도·도로망 구축계획,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 및 활성화 방안 등 중장기 SOC 투자 계획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수립한다.

레미콘, 철근 등 주요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해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바다골재 및 산림 토석 등 골재 채취 인허가에 필요한 절차를 단축한다.

건설 현장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능인력(E-7-3) 비자를 신설한다.

E-7-3는 특정 분야에 숙련 기술을 가진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비자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설 현장을 보면 업무 강도나 위험도가 높아 내국인 기피 업종이 많다"며 "노조와도 대화하면서 설득하고 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법무부 등 관계부처를 통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hpark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