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 금융시장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 컷(금리 50bp 인하)' 기대감이 떠오른 가운데, 일각에선 빅 컷이 실제 단행될 경우 자칫 경제 공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9월부터 50bp 인하를 시작으로 연속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빅 컷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신호고 금리가 지나치게 제약적이라는 것"이라며 "모델상으로는 150~175bp 낮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시장에선 빅 컷에 대한 기대감이 부상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93.8%로 반영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50bp 인하 확률은 6.2%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현 상황이 연준의 빅 컷이 있었던 2024년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누스 헨더슨의 다니엘 실룩 글로벌 단기 유동성 자산 헤드는 전반적인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양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올해 초 거의 사상 최고 수준의 이익률로 출발했기 때문에 큰 압박 없이 높은 관세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이라고 봤다.
실룩 헤드는 이어 "9월 50bp 금리 인하는 자칫 공황 상태로 비칠 수 있다"며 "50bp라는 숫자는 작년엔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이미 2024년에 정책금리를 100bp 인하함에 따라 기준금리 범위가 연중 내내 4.25~4.50%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연준의 정책금리가 1년 전보다 현재 중립금리에 더 가까워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TD증권의 겐나디 골드버그 채권 전략가는 금리가 150~175bp 낮아져야 한다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지목하며 "베선트 장관이 제시한 보다 공격적인 정책 방향은 시장의 기준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무부가 국채를 가능한 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낮은 금리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싶을 것이고, 금리 인하가 그렇게 해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중앙은행이 재무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으로 설립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는 빅 컷이 단행되더라도 늦어진 조정일 뿐 경제 침체로 읽히지 않을 것이고, 시장 혼선을 막기 위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DWS아메리카의 조지 카트람본 채권 책임자는 "베선트 장관이 오늘 아침 한 말은 놀랍지 않다"며 7월의 부진한 고용보고서와 인플레이션 데이터, 트럼프 행정부의 금리 인하에 대한 분명한 의지 등을 이유로 들었다.
카트람본 책임자는 "연준이 작년 9월처럼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선택한다면 이는 경제에 대한 긴급 대응이 아닌 소위 '따라잡기' 인하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이러한 점을 상당히 강하게 시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파월 의장이 실제 그렇게 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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