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4일 인사 청문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로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8.14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이재명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이재명 정부에서 재벌개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재벌 등 소수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국가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고 역설했던 주병기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다.
공정위의 권한을 바탕으로 주병기 후보자가 재벌의 갑질과 특권 정리에 착수할 경우 재계에 미칠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 "재벌 특권이 한국 자본주의 지배…국가 경제발전 가로막아"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 후보자는 과거 쓴 글에서 재벌 같은 경제 강자가 특권을 누리면서 시장질서가 불공정해지고 국가경제의 기초체력을 잠식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지난 4월 14일 소셜코리아에 기고한 '갈림길 선 한국경제…데이터가 말해주는 번영의 길은?' 글에서 주 후보자는 "대한민국은 대만, 일본과 함께 민주화와 경제개발에 성공해 단기간에 선진국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사례로 유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운 단계에 도달했다. 선진적인 국가체제로 탈바꿈해 인적 역량과 제도적 역량을 업그레이드해야만 경제발전과 국가 번영을 지속할 수 있는 중대한 갈림길에 있다"고 판단했다.
주병기 후보자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며 "1987년 민주화에도 오랜 개발독재와 불공정한 경제 그리고 부패한 관료 사회에 누적된 특권 질서가 사회 곳곳에 널려있다"면서 "한국 자본주의는 여전히 재벌 대기업집단과 같은 경제 강자의 특권이 지배한다. 재벌가 2세, 3세 경영의 특권 질서가 혁신적 중소벤처기업의 기회를 박탈한다"고 지적했다.
주 후보자는 이어 "불공정한 시장질서가 기업 간, 부문 간, 노동 간 격차를 키우고 인적, 제도적 역량을 훼손해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잠식한다"고 분석했다.
주병기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17일 소셜코리아에 기고한 '보수정치 탈 쓴 파시즘 부역자들, 이젠 퇴출시키자' 글에서도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같은 글에서 "기득권과 수구세력이 발전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착취적 현실"이라며 "이런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은 재벌과 대기업 집단의 세습 경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식 주주자본주 공약이 이 나라에서는 좌파 공약으로 분류된다"며 "노동자 혹은 노조를 대표하는 목소리는 언론과 정치에서 미미하지만 대기업과 재벌을 대표하는 목소리는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 주병기 후보자, 재벌 갑질·특권 손보나…재벌개혁 '부활' 신호탄
이 같은 주병기 후보자의 철학은 최근 첫 출근길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14일 중구 공정거래조정원 사무실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 첫 출근길에서 취재진에게 공정 경제체제를 강조했다.
주병기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협력하는, 그래서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시장 생태계 조성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 재도약, 지속발전, 지속성장 과제를 실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건전하고 상생하는 시장질서 토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병기 후보자는 "소수에게 특권을 부여하고 소수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선진국이 발전한 전례가 없다"며 "재도약을 이루려면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가 경제적 강자가 될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약자가 성실히 노력하고 투자해 만든 결과를 물거품으로 만든다면 경제는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 후보자의 발언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와 부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지난 13일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국가비전과 3대 국정원칙, 5대 국정목표, 123대 국정과제 등을 설명했다.
5대 국정목표 중 '모두가 잘 사는 균형성장'의 목표는 지역·계층 간 불평등을 해소하고 수도권과 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와 경영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치분권 기반의 균형성장 국가'를 실현하는 것이다.
특히 주요 내용으로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 강화와 대기업집단의 사익편취 근절 등을 통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 때문에 향후 주병기 후보자가 이끄는 공정위가 재벌개혁에 다시 힘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첫 공정위원장에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명하며 재벌개혁을 내세웠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규제완화로 돌아섰다.
이번에는 주병기 후보자가 재벌의 갑질과 특권을 정조준하면서 재벌개혁이 부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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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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