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초기 투자 마무리 국면…이자비용도 감소세
2조 유증·엔무브 합병으로 추가 개선…배터리 흑자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SK온의 올해 상반기 재무 안정성이 전년 대비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096770]의 대대적인 사업 재편 전략과 함께 운영 효율화, 미국 공장 가동률 확대 등의 효과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회사에 납입된 유상증자 대금 2조원에 더해 오는 11월을 기일로 하는 SK엔무브와의 합병까지 마무리되면 회사의 재무구조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배터리 사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가 완전한 자립의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꼽히는 가운데, SK온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영업현금흐름 흑자 전환에 설비투자는 절반 축소
19일 SK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2천375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 4천149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하며 크게 개선됐다. 개선 폭은 1조6천억원 이상이다.
상반기 순손실도 7천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천212억원)보다 38% 감소했다.
대규모 잉여현금흐름(FCF) 적자의 원인이었던 설비투자(CAPEX)는 눈에 띄게 줄었다. SK온의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작년 상반기 5조70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4천195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절반 이하로 축소한 셈이다. 추세를 감안하면 하반기 투자는 상반기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큰 배터리 사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생산기지 건설이 일단락되는 국면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7조5천억원에서 올해 3조5천억원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단기차입금을 장기차입금으로 대체하며 차입 구조 역시 안정화했다. SK온의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3조6천59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절반 이하가 됐다.
반면 사채 및 장기차입금은 16조7천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을 3%로 억제했다.
이자비용 감축도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SK온의 이자비용은 3분기 연속 감소해 1천67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정점을 찍었던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30% 적다.
실제로 현금이 나간 이자비용을 의미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중 이자 지급액은 상반기 2천54억원으로, 전년 동기(4천642억원) 대비 56% 줄었다. 시장 금리 하락에 발맞춰 차입을 최적화한 결과로 풀이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2조원 유증·SK엔무브 합병으로 추가 개선
SK온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금은 전날 납입이 완료됐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신주를 인수한 메리츠증권과 3년 만기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같은 날 발표된 SK엔무브와의 합병도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가속할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이 SK온에 자본 확충 1조7천억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8천억원의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기유와 윤활유를 제조하는 SK엔무브는 최근 4년간 연평균 EBITDA가 1조원을 넘을 정도로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회사다.
한국신용평가는 "흡수합병 시 SK온의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작년 11월 SK온과 합병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도 2019~2023년 연평균 영업이익 4천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였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SK엔무브 간 합병 시너지로 2030년까지 EBITDA 2천억원 추가 창출을 전망했다. SK엔무브의 액침냉각과 전기차용 윤활유 기술력이 SK온의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결합하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관건은 배터리 경쟁력…"운영 효율화에 달려"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는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수요 성장 둔화세가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과의 합병을 마무리(2월)하고 처음 맞은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61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상반기 배터리 사업의 영업손실도 3천658억원으로 전년 동기(-7천917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을 54% 축소했다.
현대차 아이오닉9 등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2분기 미국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60% 증가한 1천2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올해 하반기에는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고,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기차 생산도 본격화된다. 현대차 북미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상반기 가동률은 72.6%로, 1분기 54.7%에서 크게 늘었다. 아이오닉9과 아이오닉5 모두 SK온 배터리를 탑재해 판매 확대와 함께 SK온의 AMPC 수혜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SK온은 미국을 거점으로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관세 여파로 영향력을 잃을 것을 겨냥한 행보다. 현재 다수 고객과 기가와트시(GWh)급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인 만큼 연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SK온은 배터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전날 '이천포럼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반기 불확실성과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며 "운영 효율화 속도에 따라 흑자 전환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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