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연합인포맥스) ○…"다 같이 박수 한번 드립시다. 자, 박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자동차·부품업계와의 간담회 도중 박수를 치자고 '깜짝' 제안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의 발언 직후였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김 장관도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손뼉을 마주쳤다. 조금 전 이 행장의 발언이 마음에 쏙 든 듯 보였다. 조용하던 회의실이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참석자 전원이 돌아가면서 준비해 온 발언을 했지만, 이렇게 박수를 받은 건 이 행장이 유일했다. 이 행장은 예상치 못한 박수 세례에 쑥스러워하면서도, 가벼운 목례로 화답했다.
사진설명: 수출금융 지원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박수를 치고 있다.[촬영: 유수진 기자]
이날 이 행장은 높은 금융 장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 장관은 그가 내비친 '의지'를 높이 평가한 듯했다.
이 행장은 "이번에 현대차와 손잡고 (자동차 협력사에) 6천300억원의 금융 지원을 하게 됐다"면서 "고환율, 고관세 등으로 고생이 많으신 부품사 대표님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잘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지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이 돈이 다 소진되더라도 더 필요한 곳이 있다면 저희가 추가로 현대차와 협력해 계속 공급하겠다"며 "금융이 '경제의 핏줄' 역할을 꼭 해드리겠다고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이 말 직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날 현대자동차그룹과 하나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수출금융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100억원)와 하나은행(300억원·보증료 포함)이 총 400억원을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하고, 무보가 이를 기반으로 총 6천300억원 규모의 우대 금융을 지원한다.
미국의 관세 등 어려운 수출 여건에 놓인 자동차 업계가 대·중소기업 상생과 민관금융 협력을 바탕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원이다. 일명 '민관합동 상생협력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자동차 협력사 우대 금융 상품(수출 공급망 강화보증)'이 마련돼 협력사들은 하나은행으로부터 최대 2%포인트(p) 인하된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무보는 보증 한도 상향과 보증기간 확대(1년→3년), 보증료율 인하(1%→0.65%) 등 우대 조건을 제공한다.
[촬영: 유수진 기자]
김 장관은 주무 부처(산업부) 수장 자격으로 협약식에 참석했다. 행사가 충남 아산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제조사 디와이오토에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디와이오토는 '수출 공급망 강화보증 1호' 기업에 선정된 곳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부품사 대표들은 한목소리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동차 산업이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전동화 등 '대전환기'에 직면했지만, 높은 금융 장벽에 부딪혀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등에 투입할 재원 마련이 만만치 않다면서다.
이들은 현대차그룹과 하나은행, 무보가 함께 마련한 이번 금융지원 프로그램에 감사를 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행장은 한발 더 나아가 추가 지원을 언급, 부품사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이는 김 장관이 이날 간담회에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했다. 산업부는 최근 수출 기업 등의 목소리를 듣고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업계와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 장관은 "오늘 협약식은 기초 체력이 많이 약화한 중소·중견 협력사에 수출금융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을 제공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정부도 우리 기업들이 관세 파고를 넘고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전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산업부 유수진 기자)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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