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전도방지시설 스크류잭 제거' 탓

25.08.19
읽는시간 0

스크류잭 임의 제거…시공사 제거 사실 파악 못 해

런처는 전방 이동만 안전인증 받아…후방 이동은 인증 미실시

(세종=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세종-안성 고속도로 청용천교 붕괴 사고의 원인이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의 임의 제거에 따른 구조 불안정 때문이라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최종 조사 결과와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사고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오홍섭 교수)는 2월 청용천교 상부 거더 붕괴 사고 이후 민간 전문가 12명으로 꾸려져 3차례 현장 조사와 품질시험, 14회 회의를 거쳐 사고 원인을 규명했다.

조사위는 현장 CCTV 분석과 3D 구조해석을 통해 "런처(거더 운반 장치)의 후방 이동 시 전도방지용 스크류잭이 제거되지 않았다면 붕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스크류잭 제거가 붕괴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런처 등 임시시설의 검측 주체인 시공사는 하도급사의 스크류잭 제거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사고 당시 사용된 런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전방 이동만 안전 인증을 받았음에도, 후방 이동 작업까지 포함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승인했다.

현장 관리·감독도 부실했다. 시공계획서상의 런처 운전자와 실제 작업일지의 운전자가 달랐고, 작업 일지상 운전자는 작업 중 다른 크레인 조종을 위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위는 붕괴 현장에서 남은 구조물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각의 기둥과 기초 접합부 손상, 교대의 콘크리트 압축강도 기준 미달, 미붕괴 거더에서의 기준치 이상의 횡만곡 발견 등으로 발주청의 정밀조사를 통한 보수·재시공 여부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대책으로는 ▲전도방지시설 해체 시기 기준 마련 ▲발주청과 건설사업관리자의 관리·감독 의무 현실화 ▲ 거더 길이 증가에 따른횡만곡 및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SC) 거더의 솟음량 관리 강화 ▲런처 등 장비 선정 시 전문가 검토 절차 강화 등이 제안됐다.

오홍섭 사조위 위원장은 "8월 중 국토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즉각 제도 개선에 나선다. 교량공사 표준시방서를 개정해 전도방지시설은 가로보 타설·양생 후 건설사업관리기술인 승인을 거쳐 해체하도록 규정하고, 런처 등 특정공법은 발주청 기술자문 시 건설장비 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건설공사 안전관리계획서 작성 매뉴얼에도 안전인증 기준 준수 여부, 장비 적정성 검토, 상세 시공계획(런처, 해체 포함) 등에 대한 검토 등을 추가한다.

사고 이후 국토부 특별점검단은 해당 공구에서 특별 점검 결과, 안전점검 결과 일부 미제출, 품질시험 누락, 불법 하도급 등 14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와 지자체에 통보해 벌점·과태료 부과,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2월 25일 오전 세종-안성 고속도로 청용천교 공사 현장에서 거더 설치 장비인 런처가 후방으로 이동하던 중 교량 거더가 전도·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내·외국인 각각 2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해당 공사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현대엔지니어링과 호반산업이 시공을 맡았다.

임의 제거된 스크류잭

[출처: 국토교통부]

ysyoon@yna.co.kr

윤영숙

윤영숙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