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7조 쓸어담아…대형 3사 비중 56%
브랜드 효과에 양극화 심화…안정적 수익에 돈 되는 곳만 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3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028260], 현대건설[000720], 포스코이앤씨 등 '빅3'가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면서 시장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올해 7조원 이상을 수주해 역대 최대 규모의 도시정비 수주액을 달성했다.
26일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결과, 2025년 들어 10대 건설사가 따낸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1조6천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27조8천700억원)보다 13.7% 늘어난 규모다. 2022년 기록한 역대 최대치(33조4천억원)에도 근접해 올해 안에 사상 최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 삼성물산 7조원으로 역대 최대 경신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이 7조828억원으로 집계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지난해 3조6천398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실적으로, 방배15구역, 신정동 1152번지 등 굵직한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확보한 결과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22%에 달한다. 회사의 도시정비 수주액은 이미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현대건설은 5조5천357억원으로 2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6조원을 웃돌았던 실적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으나, 2조7천억원 규모의 압구정2구역 재건축이 남아있어 삼성물산과의 1위 쟁탈전이 연말로 갈수록치열해질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5조302억원을 기록, 3위를 지켰다. 이로써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3사의 수주액만 전체의 56%를 차지하며 시장 집중 현상을 이끌었다.
DL이앤씨[375500]는 2조6천8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7% 급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GS건설[006360] 역시 4조1천522억원으로 33.5% 증가, 4위를 차지했다. 반면 대우건설[047040]은 1조1천16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하며 고전하고 있다.
롯데건설(2조9천521억원), HDC현대산업개발[294870](2조8천272억원)도 1조원대 후반에서 2조원대로 올라서며 선방했지만, SK에코플랜트는 3천39억원에 그쳐 지난해 대비 76%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속도로 사고 이후 주택 수주를 잠정 중단하면서 올해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올해 전체 수주액의 68%인 21조6천억원가량은 서울 물량이며 나머지가 지방 물량이다. 지방도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 그친다.
일례로 삼성물산이 올해 수주한 11곳 중에서 10곳은 서울, 나머지 한곳만이 울산에서 수주한 것이다.
◇ 브랜드와 자금력으로 압도…양극화 심화
올해 도시정비 시장은 유난히 브랜드와 자금력 있는 대형사 위주로 재편됐다. 특히 5조원 이상을 수주한 3사의 수주 규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양극화는 심화한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의 두각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과거 도시 정비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경기 둔화 우려와 공사비 상승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건설 시장이 그만큼 부진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박철한 연구위원 "지금은 이거밖에 할 게 없다"라며 "공사비가 오르는 속도가 둔화했고, 다른 시장이 워낙 안 좋으니 안정적이고 수익이 확보된 재건축·재개발로 대형사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분양물량이 70%를 넘어가지 않으면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데, 조합원 물량으로 이 수치를 넘길 수 있다는 점도 정비사업으로 건설사들이 몰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물산의 두각은 지난해 9월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가 60억원을 찍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명 '원베일리 효과'로 서울의 주요 신축 아파트는 특정 브랜드가 흡수해버리는 양상"이라며 "명품에 대한 선호처럼 사람들의 선호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로 치우치다 보니 아파트 시장도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래미안',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포스코이앤씨 '더샵' 등 브랜드 파워와 함께 안정적인 금융 조달 능력도 조합원들의 선택을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조합 입장에서는 장기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안정적인 파트너를 원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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