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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성과가 뭔가"…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좌담회서 '진땀'

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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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회에서 열린 스튜어드십 코드 좌담회에서 국민연금의 주주활동 성과를 두고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한편에서는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제도적 한계가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1일 김남근 의원실 등이 주관한 '스튜어드십코드 개선 및 이행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 첫 발표자로 나선 이승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주권행사1팀장은 국민연금의 활동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국민연금 "의결권 반대 20%…이사 보수 집중 견제"

이 팀장은 국민연금이 최근 투자 기업 안건의 약 20%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특히 '이사 보수' 관련 안건에 가장 많은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의 충실의무) 상법 개정 이전부터 합병이나 분할 등이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고 판단되면 반대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많은 기업이 합병이나 유상증자의 목적을 '시너지 창출', '경영 효율성 제고'와 같이 추상적으로만 공시해 그 이면에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나 승계 등 다른 목적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이 팀장은 롯데렌탈로 추정되는 한 유상증자 사례를 언급하며 "회사는 사채의 조기 상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지배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다른 목적이 있다는 의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상법 개정으로 주주 이익 침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민연금도 이러한 사안에 대해 더욱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사 보수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보수 정책을 구체적으로 공개해달라고 요청해도 대부분의 기업이 "국내에 공개 사례가 없다"거나 "경영 전략 노출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특히 그는 최근 '이사인 주주'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총액을 정하는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점을 언급하며 "주총뿐만 아니라 이후 이사회에서 개별 이사의 보수를 정하는 단계에서의 이해상충 문제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 정책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성과 보여달라"…의원 질타에 '진땀'

이 팀장의 발표가 끝나자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 공적연금(GPIF)은 다른 기관 투자자들과 연합해 독립이사(사외이사)가 3분의 1이 안 되는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집요하게 바꿔낸 사례가 있다"며 "국민연금도 다른 기관 투자자들과 연합해 지배구조를 변화시킨 구체적인 기업 사례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효성 등과 같이 횡령·배임으로 회사에 피해를 입힌 이사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경우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도 안 되는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해서 개선을 이끌어낸 사례가 있느냐"고 물으며 "9년 간의 성과를 막연하게만 얘기하면 평가를 할 수도 없고 개선책을 낼 수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 팀장은 5% 지분 공시 의무 위반 우려 등을 이유로 현재 다른 기관과 협력적 주주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횡령·배임 기업에 대한 후속 조치 확인이 미흡했다는 지적 등이 이어졌다.

◇"제도적 한계" 지적…'주주제안' 문턱 낮춰야

다만 이런 국민연금의 행보가 단순히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도 짚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노종화 변호사는 기관투자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자체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관여 활동이나 주주제안을 하고 싶어도 현행 제도상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사의 충실의무와 이사회 구성 등은 상법이 개정됐지만, 주주제안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에 주주제안을 하려면 (시가총액 400조 원 기준) 2조 원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누가 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ESG 이슈에 대한 주주제안을 직접 할 수 없다는 해석이 유력한 점도 한계로 꼽았다. 주주총회는 법이나 정관에 정한 사항만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 집행은 이사회의 권한이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자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논의됐다. 특히 코드에 가입하고도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기관 투자자들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며, 영국이나 일본처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참여 기관에서 제외하는 등 실효성 있는 '이행 점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협력적 주주활동을 가로막는 공동보유 대량 보유 보고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튜어드십코드 개선 및 이행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스튜어드십코드 개선 및 이행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5.9.1 pdj6635@yna.co.kr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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