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하버드대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과 함께 장기적으로 분산된 투자처가 될 수 있는지 실험을 시작했다.
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8월 초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Form 13F)에서 최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신규 보유자로 하버드대학교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HMC)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6월 말 기준 투자액은 1억 1천만 달러로, 총 운용자산(약 530억 달러, 2024년 6월 시점)의 약 0.2%에 해당한다.
미국 유수 대학 기금 운용은 적극적인 위험 감수와 장기적 시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비상장주식 등 대체 자산에 가장 먼저 투자 비중을 늘려왔다.
특히 하버드대는 HMC 설립 이래 연평균 11%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왔고, 이는 다른 대학 기금 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공적연금의 경우, 미시간 주 퇴직연금펀드가 ARK 21셰어즈 비트코인 ETF(ARKB) 보유량을 전 분기 대비 세 배로 늘렸다.
국부펀드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투자위원회가 IBIT를 매수했다.
또 호주의 연기금 운용사 AMP는 2024년 12월부터 비트코인 선물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시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8월에 실시한 글로벌 투자자 조사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응답자의 가중평균 편입 비율은 3.2%로 나타났다.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크며, 충격 발생 시 손실 위험이 높다. 연금과 같이 장기 투자자는 가상화폐를 편입해 수익률을 개선하는 동시에 충격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운용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다.
다이와 종합연구소의 모리 스케 연구원은 일본 공적연금(GPIF)을 모델로 검증·추정한 결과를 제시하며 "펀드 성격을 바꾸지 않으면서 수익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편입 비율은 최대 2%"라고 지적했다.
GPIF의 기본 포트폴리오는 국내외 채권·주식 각각 25%다.
여기서 국내외 주식 비중에서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할당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2% 수준에서는 현재 기본 포트폴리오와 거의 동일한 위험(표준편차)을 유지하면서도 수익률은 1%포인트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WTW가 집계한 글로벌 연기금 자산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주요국 연기금 자산 총액은 58조 5천억 달러였다.
만약 이 중 1%가 암호화폐에 투자된다면 5천800억 달러 규모가 된다. 이는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약 4조 달러)의 큰 부분을 차지하며,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는 여전히 관망세다.
BofA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가 암호화폐를 편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미 미국 위스콘신 투자위원회는 보유하던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도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암호화폐가 장기적·분산적 투자처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는 이 같은 실험적 시도가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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