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세계 장기 채권 금리가 간밤 일제히 급등한 상황에서 일부 매도 압력은 민간 부문의 회사채 발행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으로 금리가 오르면 민간 투자가 위축된다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가 반대 방향으로 일어났다는 의미다.
인포르마 글로벌 마켓의 로버트 마틴 애널리스트는 2일(현지시간) "9월은 통상 3월에 이어 미국의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이 회사채를 가장 많이 발행하는 달이고,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월가의 올해 9월 발행 전망치는 1천500억~1천800억 달러로, 지난해 9월 기록한 10년 만의 최고치 1천715억5천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소화할 발행 물량이 많아져 미국 국채도 매도 압력이 더욱더 확대됐다는 뜻이다.
핌코의 마이크 쿠드질 매니저도 "(이날)국채 금리 상승의 일부는 단순히 소화해야 할 발행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이 여름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이번 주에만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예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금리 상승에는 결코 하나의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동성이 높은 채권시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정책이 미국 자산의 신뢰를 약화하고 있지만, 미국 국채의 위상은 여전하다.
그런데, 투자자들에게 미국 국채만이 유일한 투자처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메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로리지오 이자율 총괄은 "각종 스프레드 상품이 끊임없이 1차 시장에서 발행되고 있다"며 "이것이 새로운 공급을 소화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과정에서 큰 혼란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프린스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조시 랭크 매니저는 "유럽에서도 이번 주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으며,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인 기업들의 신규 발행도 뒤따를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가 상당히 더 높아진다면 기업들이 발행을 잠시 멈추는 상황도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이제는 뉴노멀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핌코의 쿠드질 매니저는 "글로벌 국채 시장의 수익률 곡선은 공통으로 가팔라진다"며 "이는 세계 정부들이 투자자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단순히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너무 많은 선택지를 가진 상황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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