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치고 107GWh 신규 수주…유럽·미국 공급
차별화한 '기술력' 인정받아…추가 계약 기대 고조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대규모 전기자동차 배터리 물량을 수주했다.
그동안 벤츠는 가격 경쟁력을 중시해 CATL과 파라시스 같은 중국 업체의 배터리를 주로 채택하던 곳이다. 그런 회사가 미국과 유럽, 북미 등 전 세계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잇달아 잡은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벤츠 물량 수주는 단순한 7~8년 치 먹거리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적극적인 현지 생산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전략'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계약이 유럽 등에서 추가 수주가 이어지는 마중물 역할을 할 거란 기대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2일 벤츠 계열사와 2건의 신규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두 건 합해 총 107GWh 규모로, 전기차 15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공급 기간이 10년 가까이 되는 장기 계약이다.
첫 번째 계약의 공급 지역은 미국으로, 벤츠 계열사에 오는 2029년 7월부터 2037년 12월까지 75GWh 규모로 배터리를 공급한다.
나머지 하나는 오는 2028년 8월부터 2035년 12월까지 유럽으로 공급한다. 총 32GWh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계약 금액과 구체적인 배터리 종류, 수주 배경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두 건 모두 제품이 46시리즈(원통형)로, 수주 금액이 약 15조원(10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46시리즈 배터리 가격이 1kWh당 100달러 선에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값이다.
업계에서는 벤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G에너지솔루션을 배터리 공급사로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2년 연속, 160GWh에 달하는 물량을 따냈다는 게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0월에 벤츠와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사실상 벤츠의 주요 파트너사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벤츠는 낮은 원가를 이유로 CATL이나 파라시스 등 중국산 배터리를 주로 사용해왔다. 벤츠만 그런 게 아니다. 최근 유럽 전기차 시장은 중국 업체가 장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유럽 시장에서도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이 통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계약이 LG에너지솔루션을 넘어 한국 배터리 사가 유럽 시장을 탈환하는 전환점이 될 거란 기대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유럽 시장은 중국 배터리가 사실상 장악하다시피 했었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상당한 물량을 가져왔다는 건 차별화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생산 전략이 '어필 포인트'가 된 것으로 풀이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46시리즈를 양산, 판매하기 시작한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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