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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대(大) 인플레이션' 악몽 어게인…"연준·달러 신뢰성 위기"

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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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개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970년대 '대(大) 인플레이션'의 악몽이 부활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70년대 당시와 비교하며 "정치적 개입은 중앙은행과 기축통화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71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아서 번즈 연준 의장에 통화 완화를 압박한 사실은 유명하며 이는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대로 이어진 바 있다.

1970년대 미국의 통화 긴축이 실패한 데 따라 당시 물가 상승률은 두 자릿수를 넘어섰고 이후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통한 통화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을 종식시켰다.

◇ 정치적 개입, 연준 물가 통제에 대한 신뢰 흔들어

공화당 상원의원 톰 틸리스는 2014년 7월 의회 증언에서 1970년대 당시에 대해 "그때가 가장 일하기 어려운 시기였다"며 제롬 파월 의장과 함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후 틸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감세 및 지출법(Tax Cuts and Spending Act) 문제로 공격받았으며 2026년 퇴직을 강요받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지했던 공화당 지도부도 현재 트럼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신뢰가 무너지면, 물가와 경제를 통제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고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 경제 조절이 어려워지고, 실업률 상승을 막을 장치도 약화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한 통화정책이 장기적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8월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오디세우스가 사이렌의 노래에 유혹되지 않기 위해 배의 돛대에 스스로를 묶은 것에 비유했다.

◇ 트럼프의 연준 통제, 시장만이 견딜 수 있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개입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임을 통보받은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난달 28일 취임 전 모기지 거래 의혹만으로 해임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5월 미 대법원은 연준이 독립기관으로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다수 대법관이 트럼프 행정부가 임명한 보수 성향이라는 점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을 최종적으로 보호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현재까지 트럼프의 압박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시장뿐"이라며 "지난 4월과 7월, 트럼프가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 가능성을 언급하자 채권, 주식, 달러가 동시에 하락하며 시장이 '미국 매도(sell America)'로 대응했고, 트럼프는 발언을 철회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8월 쿡 이사에 대한 해임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다. 시장이 트럼프의 반복적 충동 행동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을 막을 통제 장치로 작용하지 않게 되면서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볼커 전 의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연준 시스템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며 시스템 자체는 완벽하지 않다"면서도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지지하는 것은 시스템 자체가 아니라 대중의 통화정책 신뢰"라고 언급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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