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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책 수정한 DB하이텍, 자사주 추가 매입은 안 하나

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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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15%까지 확대' 삭제…소각·처분으로 변경

650억 들여 6.14%→9.35%…15% 되려면 1천300억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DB하이텍이 주주환원 정책을 일부 수정하면서 추후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 추가 취득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창사 이래 최초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며 발행주식 총수의 15%까지 자사주 취득률을 끌어올리겠다던 기존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000990]은 전날(10일) 정정 공시를 통해 지난 2023년 12월 발표했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정책'을 수정했다.

달라진 부분은 자사주 매입 관련 내용이다.

당초 '자사주 취득률을 발행주식총수의 6.14%에서 15%까지 점진적 확대'하겠다고 했던 부분을 삭제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보유 자기주식 활용계획에 따른 소각 및 처분'으로 채웠다.

정정 이유에 대해선 "보유 자기주식 활용계획에 따른 자사주 취득 정책 변경"이라고 적었다.

DB하이텍이 자사주 취득 관련 주주환원책을 소각 및 처분으로 수정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날 보유 중인 자사주의 3분의 1(148만6천주)을 소각하고, 나머지 자사주를 1천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과 종업원 보상 등의 용도로도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걸 반영했다.

문제는 이번 결정이 주주와 약속했던 자사주 취득을 하지 않고 자사주 소각 등으로 방향을 튼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DB하이텍은 주주가치 제고 등이 포함된 지배구조 개선정책을 발표하며 행동주의 펀드 KCGI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냈다. 바꿔 얘기하면 외부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이 안정화되자 주주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다.

DB하이텍은 지난 2023년 12월 해당 중장기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배당 성향을 기존 10%에서 10~20%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6%대였던 자사주 취득률을 15%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특히 대규모 투자 시엔 공동투자 유치 등으로 내부 유보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며 배당·자사주 매입 이행 여력이 충분하다고도 강조했다.

해당 내용은 지난 5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은 물론, 매 분기 실적발표 자료 등에 빠짐없이 포함됐다. 이는 해당 정책을 이행하고자 하는 DB하이텍의 의지가 상당히 강한 걸로 풀이됐다.

DB하이텍 부천캠퍼스 외경

[출처:DB하이텍]

DB하이텍이 이 같은 주주 친화 정책을 포함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정책을 발표한 건 사실 KCGI의 요구를 수용한 측면이 강했다.

KCGI가 2023년 3월 DB하이텍 지분 7.05%를 매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뒤 자사주 매입·소각과 이사회 독립,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행동을 예고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실제로 해당 발표 직후 KCGI는 DB그룹이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엑시트했다. 특히 보유 중인 지분 대부분(5.62%·1천650억원)을 DB하이텍의 최대 주주인 DB Inc.에 블록딜로 넘겨 양측 간 사전 협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때 DB Inc.[012030]가 지분 확대로 DB하이텍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이후로는 경영권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정적으로 회사가 운영돼 왔다.

DB하이텍은 자사주 취득도 시작했다. 두 차례에 걸쳐 총 6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렇게 1년9개월 간 자사주 취득률을 6.14%에서 9.35%로 높였다. 의미 있는 행보지만 기존에 예고했던 15%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번에 자사주 매입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며 여기에 투입해야 할 비용을 아끼게 됐다. 10일 종가(5만800원)를 기준 삼아 계산 시 지분 5.65% 추가 확보에는 약 1천3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다만 주주환원율 목표는 그대로 유지(30%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당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DB하이텍은 기존엔 자사주 확대에 대해서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이를 밝혔다는 입장이다. 자사주 소각 시 자사주 취득률이 낮아져 기존 목표(15%)와 멀어지게 되는 만큼, 공시를 정정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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