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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전 EB 발행이 목적"…주주 지적 받은 DB하이텍

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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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전량 '활용' 계획 발표…당초 '취득'에서 선회

과반 담보로 EB 발행…1천억 조달 예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DB하이텍은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 소각과 교환사채(EB) 발행 등이 포함된 자사주 활용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 친화 행보를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자사주 의무 소각이 골자인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이를 회피하고자 미리 자사주 처리에 나선 거란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DB하이텍은 그동안 자사주 소각이 법제화되면 소각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온 기업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000990]은 전날(10일)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415만주(9.35%) 전량에 대한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전까진 자사주와 관련해 전체 발행주식 수의 15%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지만 이와 사실상 반대인 활용 및 처분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출처:DB하이텍, 연합인포맥스]

크게 세 방향이다.

우선 내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148만6천주를 소각한다. 전체 물량의 35.8%에 해당하는 규모로, 약 700억 원어치다.

자사주 222만주를 교환 대상으로 삼아 1천억원 규모의 EB도 발행한다.

이를 통해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팹(Fab2) 클린룸 확장 공사와 차세대 전력반도체 양산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남는 자사주(44만4천주)는 종업원 보상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에 쓴다. 핵심 인력 보상체계 강화와 인재 확보, 직원 복지 향상, ESG 경영 실천 등의 목적이다.

이렇게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의 처분 계획을 확정했다. 각각의 비중은 소각(35.81%), EB 발행(53.49%), 종업원 보상·근로 기금(10.70%)으로, EB 발행이 절반 이상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최근 정부 정책에 부응해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면서 "투자재원 확보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목적에도 자사주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핵심인 상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회사가 급히 EB 발행 등에 나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안이 처리되면 전량 소각해야 한다는 점을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을 전후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본격화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미리 자사주 처리에 나선 기업이 크게 늘었다. 대부분이 DB하이텍과 마찬가지로 자사주를 담보로 한 EB를 발행했다.

현행법상 자사주를 EB의 교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없다.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검토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외치며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출처: DB하이텍 실적발표 IR자료]

특히 DB하이텍은 그간 실적발표 때마다 IR 자료에 주주 친화 정책을 소개하며 "자사주 소각이 법제화될 경우 소각 예정"이라고 적었다. 주주 입장에선 전량 소각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주주는 "어차피 상법이 개정되면 자사주는 전량 소각해야 하는데, 이걸 피해 EB 발행을 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도 소량 같이 하는 걸로 보인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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