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결제 피해 이어 개인정보 유출까지 확대
조사 결과에 따라 사태 확산 가능성 촉각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KT[030200]가 소액 결제 피해에 이어 개인정보 유출까지 확인되자 이동통신사가 보안 이슈를 소홀히 한 예고된 참극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K텔레콤[017670] 사건이 아직 완전히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액 결제 피해만으로 사건을 축소하려던 KT는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되자 대표이사를 통한 대국민 사과를 하는데 이르렀다.
아직 사건의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KT는 앞으로 추가 피해를 막아서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게 됐다.
◇ 개인정보 유출 확인…김영섭 대표이사 대국민 사과
KT는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벌어진 소액결제 피해에 대해 김영섭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했다.
애초 소액 결제 피해에 국한돼 있던 사태가 개인정보 유출까지 이어지자 KT는 대표이사의 대국민 사과라는 조치를 결단했다.
김영섭 대표이사는 이날 "최근 소액결제 피해 사고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며 "국민과 고객, 유관기관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죄송하고 피해 고객에게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과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며 모든 역량을 투입해 추가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술적 조처를 하고 피해 고객에게 100% 보상책을 강구하겠다"며 "통신사로서 의무와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영섭 대표이사는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따로 사과하지 않았다.
◇ 소액 결제 피해에 이은 개인정보 유출로 사태 확산
KT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입자 5천561명의 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IMSI) 값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소액 결제 피해로만 알려진 KT의 허술한 보안이 개인정보 유출까지도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IMSI는 통신사가 사용자를 고유하게 식별하기 위해 유심(USIM) 안에 저장된 정보로 국가코드, 통신사코드, 개인고유번호(전화번호)가 포함된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017670]의 개인정보유출도 이에 해당한다.
KT는 자체 조사 결과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통한 일부 고객의 유출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신호를 수신한 고객을 파악했다.
현재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의 유형과 비정상적 접속 방식 등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민관합동조사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 대통령과 유관 기관의 고강도 압박
KT의 이번 소액결제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은 이재명 대통령이 서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통신사에서 소액결제 해킹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전모를 속히 확인하고 추가 피해방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일부에서 사건의 은폐 축소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 또한 분명히 밝혀서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야하겠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소를 잃는 것도 문제지만 소를 잃고도 외양간 조차 안 고치는 건 더 심각한 문제"라며 "기업은 보안 투자를 불필요한 비용이다 생각하지 않는지 되돌아봐야한다"고 경고했다.
최근 SK텔레콤에 역대 최대과징금 1천348억원을 부과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KT의 구체적인 유출 경위와 피해규모,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를 확인하겠다"면서 "법 위반 발견 시 관련 법령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공표했다.
◇ 여전히 남는 의문…소액결제 가능한 연결고리 불확실
KT가 관계기관과 협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들은 많다.
먼저 해커가 불법 기지국을 만들어 해킹에 성공했더라도 어떻게 소액 결제까지 가능했는지 여부다.
KT는 기자회견에서 "펨토셀(Femto Cell)이라고 부르는 초소형 기지국이 있다"면서 "KT는 15만7천대의 펨토셀이 있고 모두 정상동작을 확인했는데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이 펨토셀의 아이디에 연동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KT의 펨토셀의 아이디에 불법 기지국이 연동된 것으로 추정될 뿐 해커들이 어떤 형태의 불법 기지국을 운영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KT는 "해커들이 해킹에 성공했다고 해도 소액 결제를 할 때는 본인 인증을 거치는데 이것까지 연동해서 결제에 성공했다는 부분이 아직은 추가로 조사해야 할 부분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KT는 추가로 이번 해킹을 통해 서버 전체가 피해를 보지 않았는지 향후 추가 피해가 나오지 않을지 정확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KT 이용자는 "솔직히 이번 KT건은 개인적으로 체감상 SK사태보다 더 심각해보인다"며 "당장 내 정보가 털린 것보다 정보로 돈이 빠져나간 것"이라고 일갈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사례와는 다르게 실제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사 결과와 추가 대응 여부가 이용자의 신뢰 회복과 비용 부담 등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msbyun@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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