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Federal Reserve Economic Data]
(서울=연합인포맥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환율 변동, 우리나라 내수 둔화, 상법 개정 등 올해도 기업이 신경 쓸 일이 많았다. 어느덧 9월. 기업이 챙겨볼 게 또 있다. 이달 15일(현지시간) 미국 세금 납부일이다. 개인과 기업은 이날 미국 정부에 분기별 세금을 납부한다. 세금 납부 등이 미국 자금시장을 압박하면 미국시장을 거쳐 우리나라 기업의 자금조달과 환헤지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 세금 납부일이 미국 시장에 끼칠 영향부터 따져야 한다. 세금 납부가 이뤄지면 미국 정부는 금융시스템에서 자금을 흡수한다. 세금 납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QT)과 미국 국채 매각 등과 맞물려 발생하는 점도 경계감을 키웠다. 일부 시장참가자는 2019년 9월 미국 자금시장 경색을 떠올렸다. 당시에도 세금 납부와 QT, 미국채 입찰 등이 있었다. 이 같은 유동성 유출로 금융시스템 배관 역할을 하는 레포시장 금리가 급등했다. 올해도 세금 납부일을 앞두고 담보부익일물조달금리(SOFR)가 오르며 지급준비금리(IORB)과의 스프레드가 좁혀졌다. 평시 SOFR-IORB 스프레드는 마이너스인데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플러스로 전환되면 자금시장 스트레스가 증가한 것으로 본다.
미국 단기자금시장에서 경색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시장도 사정권에 들어온다.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미국채 등 달러금리 커브는 평탄해질 수 있다. 원화 금리는 달러 금리보다 방향성이 명확해 보이지 않으나 커브 플래트닝(평탄화)을 따라갈 수 있다. 채권을 발행해 원화나 달러를 조달하려는 기업이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채권시장보다 외환시장이나 스와프시장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달러 유동성 경색 등으로 위험회피 분위기가 짙어지면 달러-원이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 외환(FX)스와프와 통화스와프(CRS) 등 외화자금시장에서는 하방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채권시장이든 외환시장이든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환율 변동성에 시달린 기업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이야기다. 달러-원 상승으로 원재료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달러자금 관리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일례로 한 조선업체는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만기가 2년 미만인 선도거래계약을 활용한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환헤지 차환 등이 매끄럽게 되지 않을 수 있다. 환헤지 정책을 수립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게 미풍에 그칠 수 있다. 연준이 단기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치인 스탠딩 레포(SRF) 등이 자금시장 경색을 방지하는 데 일조할 수 있어서다. 자금시장 압박을 두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로베르토 페를리 시스템공개시장계정(SOMA) 매니저는 지난해 11월 자금시장 압박 상황에서 SRF가 잘 작동했다고 진단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이달 유동성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오히려 시장 긴축 여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연설에서 9월 세금 납부일과 분기 말에 일시적인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최근 몇 달간 레포금리가 IORB보다 평균 8bp(1bp=0.01%포인트) 낮게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급준비금을 추가로 축소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세금 납부일 재료가 여러 재료와 섞여 시장 충격이 희석될 수 있다. 그 방향성이 희미해질 수도 있다. 미국 세금 납부 이벤트를 뒤덮는 대형재료가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9월 15일을 백안시하는 것보다 한 번쯤 챙겨보며 상황을 점검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산업부 김용갑 기자)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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