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질금리 높아질 전망…트럼프 재정·무역정책 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실질금리는 투자 수익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그런 실질금리가 미국에서 장기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무역정책으로 저축액에 대한 자금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에서 글로벌 투자전략을 담당하는 래리 해서웨이는 12일 연합인포맥스와 '실질금리'를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다. 해서웨이는 글로벌 주요 외신이 손에 꼽는 글로벌 경제·채권 전문가다.
해서웨이는 이달 '더 높은 실질금리의 세상(A world of higher real interest rate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뒤 한국을 방문했다. 앞으로 미국에서 정부지출·기업투자와 더불어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무역적자 축소로 자금 공급이 줄어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래는 래리 해서웨이와의 일문일답.
--미국에서 실질금리가 오른다는 분석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실질금리, 즉 자금을 사용하는 데 들어가는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한 국가에서 저축액(savings) 공급이 줄고, 저축액 수요가 늘어나면 실질금리가 오르게 된다.
저축액은 두 가지 경로로 공급된다. 하나는 국내 거주자의 저축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저축이다. 미국의 경우 해외에서 유입되는 자금이 많은 나라다. 무역 적자국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입장에선 미국을 상대로 한 무역으로 달러흑자를 남기고, 그 달러를 다시 미국으로 투자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려고 한다. 해외에서 미국으로 공급될 달러가 적어지게 되는 셈이다.
저축액에 대한 수요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정부의 지출이다. 미국 정부는 수입보다 많은 지출을 계획 중이다. 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빌려야 하는 수요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미국 기업도 자금 수요자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등으로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야 한다.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정리하자면 미국의 실질금리는 우상향하게 된다. 무역적자 축소로 자금 공급이 줄고, 재정적자와 기업투자 확대로 자금 수요가 늘어서다.
--그렇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종료 이후에는 실질금리가 상승 압력을 덜 받게 되나.
▲미국의 재정적자가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재정적자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 때도 이어진 문제다. 미국 정치인에게는 재정적자를 줄일 유인이 없다. 미국 유권자가 재정적자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로 인한 혁신과 기업의 투자확대는 불가피한 미래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여러 기술이 앞으로 오랫동안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와 기업의 자금 수요가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에도 지출을 이어간다면 최근의 프랑스처럼 재정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은 없나.
▲언젠가는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아주 먼 이야기라고 본다. 현재 시장이 미국의 위기를 반영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수 있겠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는 125% 정도다. 이는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나 유달리 높다고는 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그 비율이 250% 수준이다. 일본에서 장기금리가 오르는 추세이긴 하나 그 누구도 일본 국채가 위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가운데 채권시장이 갑작스레 미국의 재정정책에 따른 리스크를 경고하고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긴 어려워 보인다.
--실질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은 없는가
▲추세적 경제성장과 인구구조를 꼽을 수 있다. 한 나라의 장기적인 잠재성장률이 올라가면 실질금리도 높아진다. 두 변수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하나 지금 미국의 잠재성장률 트렌드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뚜렷한 경제성장세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추세적 성장이 실질금리에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인구 고령화는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경제활력 저하라는 경로를 통해 실질금리를 낮춘다. 그런데 장수라는 변수도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들이 의학의 발달로 더 오래 일하면 경제와 실질금리에 상방 압력일 수 있다. 실질금리에 대한 압력이 상쇄되는 것이다. 게다가 인구구조는 매우 느리게 변화하기에 지금 당장 실질금리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한국 정부는 확장재정 기조를 가져가고 있고, 실질금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온건한 수준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탈세계화로 인해 무역충격을 겪은 한국이 경제를 위해 재정을 쓰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사용해 총수요가 받을 영향을 상쇄해야 한다. 그리고 재정정책 등으로 인해 한국의 실질금리가 앞으로 12~18개월 내로 크게 바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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